위성전화, 수해지역에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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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수해 현장에 출동한 SKT 위성이동기지국 차량


강원도 인제.평창 일부 지역의 SK텔레콤 가입자들은 본인이 알지 못한 사이에 값비싼 위성전화 서비스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회사가 수해지역에 위성 이동기지국 차량을 출동시켰기 때문이다. 위성 이동기지국은 15일 밤 10시쯤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에 투입됐다. 이어 17일 평창군 방림면 운교리, 18일 진부면 막동리, 19일 수항리 등 네 곳이 위성전화의 혜택을 받았다.

회사 측은 "위성이 출동한 곳이 인구밀집 지역이 아닌데도 시간당 최대 1800 통화가 이뤄질 만큼 이용이 활발했다"고 밝혔다. 전송비용만 따지면 위성전화는 일반 이동전화보다 원가가 15배나 비싸지만 이동전화 요금만 부과했다.

기지국과 기지국을 연결하는 유선 전송로가 유실돼 이동통신이 두절될 때 위성을 통한 무선망은 힘을 발휘한다. 전송로가 유실된 기지국 인근 지역에서 휴대전화를 걸면 위성이동기지국의 차량 지붕에 장착된 직경 1.8m 파라볼라 안테나를 통해 무궁화 2호 위성과 연결된다. 이 위성은 이 통화를 서울 장안동의 SK텔레콤 사옥 옥상의 직경 3.7m 대형 파라볼라 허브안테나에 연결한다. 이 다음부터는 일반적인 경로다.

2001년 6월 SK텔레콤이 세계 처음 제작한 위성이동기지국에는 일반 이동기지국 관련 장비 이외에 3억5000만원짜리 위성교신용 기기가 들어간다. 2002년 말 한 대를 추가 제작해 현재 두 대다. 이미 2002년 태풍 루사 피해지역, 지난해 강원도 낙산 산불지역 등에 투입돼 진가를 발휘한 바 있다. 위성기지국을 운영하려고 SK텔레콤은 무궁화 2호 위성에서 2㎒의 주파수 대역을 월 1500만원에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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