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영웅 포스터에 국군 아닌 중공군 사진 사용한 보훈처

중앙일보

입력

국가보훈처가 지난 8월 말 6·25전쟁 영웅을 선정하며 만든 포스터에 국군이 아닌 중공군의 모습을 넣은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보훈처는 재발 방지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보훈처가 '9월의 6·25 전쟁 영웅'으로 공해동 육군 하사를 선정하며 만든 포스터. 사진 속 국인들은 국군이 아닌 중공군으로 7일 확인됐다. [사진 국가보훈처]

국가보훈처가 '9월의 6·25 전쟁 영웅'으로 공해동 육군 하사를 선정하며 만든 포스터. 사진 속 국인들은 국군이 아닌 중공군으로 7일 확인됐다. [사진 국가보훈처]

7일 보훈처 등에 따르면 보훈처는 지난 8월 말 ‘9월의 6·25전쟁 영웅’으로 강원도 김화군 일대 수도고지 전투에서 활약한 공해동(1931.11∼1952.9) 육군 하사를 선정했다.

당시 보훈처는 전국 학교·관공서 등에 배포할 포스터 등을 제작하며 고지를 향해 진격하는 군인들의 모습을 배경 사진으로 썼다. 이 포스터에는 “불굴의 의지로 수도고지를 지키다”라는 문구와 함께 공 하사의 이름과 공적 등이 담겼다.

하지만 포스터 속 군인들의 모습은 수도고지 전투에 나선 국군이 아닌 중공군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진이 쓰인 포스터와 달력은 지난해 12월 제작이 완료된 상태다.

보훈처는 이 같은 일이 생긴 경위에 대해 “당시 포스터 제작 시 공 하사 사진과 수도고지 전투 관련 사진이 전무해 치열한 전투 장면이 묘사된 사진을 찾다가 국립서울현충원의 자료 사진을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훈처는 배포된 포스터를 폐기하고,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삭제 조치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보훈처는 내·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료 점검시스템을 구축하고, 철저한 검증 등을 거쳐 이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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