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모으는 유승민, "안철수와 메신저도 하고 문자도 주고받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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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4일 “안철수 전 대표와 직접 연락해 뜻을 함께해달라고 요청 중”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전,현직 지역위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전,현직 지역위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 비(非)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80여 명의 당 전‧현직 원외 위원장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변혁의 대표를 맡은 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 “어제 광화문에서, 그 전에 서초동에서 양 진영이 진영 논리에 빠진 채 나뉘어 싸우는 모습을 똑똑히 봤다”며 “이 자리에 계시지 않지만 안 전 대표도 개혁적 중도보수 정치를 통해 한국 정치 고질병을 혁파하자는 바른미래당의 창당 정신이 유효하고, 오히려 한국 정치가 어려운 이 시점에 더 살아있단 점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합쳐서 15분 정도였던 모두발언과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총 7차례 안 전 대표의 이름을 언급했다. 비공개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변혁은 최대한 신속하게 결론을 낼 것”이라며 “처음 창당 정신을 최대한 살려서 개혁적 중도보수 정치를 선보일 수 있도록 독일에 계신 안 전 대표도 뜻을 같이해주길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은 국민의당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을 통해 수개월 동안 간접적으로 대화를 해왔지만, 이젠 제가 직접 연락을 하고 직접 의사를 묻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메신저도 하고 문자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복귀 및 공동행동을 위해 적극적 접촉에 나서고 있단 설명이다.

최근 책을 출간하며 몸풀기를 한 안 전 대표의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비당권파와 당권파 모두 안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에 걸쳐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선 안 전 대표가 한 자릿수 지지율이라곤 하나 3위(7%)를 차지했다. 이낙연 국무총리(22%)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17%) 다음이다.

7명 중 6명(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이 비례대표인 안철수계의 의원직 상실 문제 때문에 비당권파가 쉽사리 탈당 결정을 내리지 못 하는 가운데, 안철수계에서도 안 전 대표가 조기 복귀해 상황을 수습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 안철수계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안 전 대표가 유 의원과 행동을 같이할지에 대해선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는 거로 안다. 구체적인 진로나 생각을 공유한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당권파인 임재훈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유 의원이) 안 전 대표와 그 세력을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흡수하고 세력을 확장하겠단 의도”라고 주장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대변인‧청년대변인 3명이 이틀에 걸쳐 연달아 사퇴하면서, 분당 수순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이종철 대변인은 “오늘의 바른미래당은 국민에게 희망이 못 되고 있다. 낡은 보수를 대체하고 낡은 진보를 가장 강력하게 몰아세울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세력과 새로운 정치 투쟁을 국민들이 요구하고 갈구하고 있다”며 당 대변인을 사임했다. 이 대변인은 옛 바른정당계로, 향후 ‘변혁’과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4일에는 김홍균‧김현동 청년대변인이 “청년을 액세서리 취급하는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겠다”며 청년대변인직을 사임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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