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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여만원 봉투 받은 방위사업청장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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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김정일 방위사업청장은 19일 "6월 17일 프랑스에서 알제리로 가는 항공기 속에서 육사 동기생으로부터 5000유로(약 600만원)가 든 봉투를 받았다"며 "귀국한 지 1주일 뒤에 되돌려줬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돈을 곧바로 돌려주려고 했으나 알제리에서 내내 경호차가 달라붙어 전달하지 못했다"며 "부적절한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김 청장에 따르면 국내 P방산업체에 근무하는 육사 동기생이 "무관 생활을 6~7년 했는데 무관들이 어려우니 격려하라"며 돈을 줬다는 것이다. 무관은 국방부가 군사외교 차원에서 해외에 파견한 현역 군인이다.

김 청장은 금품수수 외에도 4월 말레이시아 출장 때 현지 업체 관계자와 골프를 친 것도 문제가 됐다. 그는 국내 K방산업체로부터 "사업을 따는 데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함께 골프를 했다고 해명했었다.

그러나 김 청장은 해외 업체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것과 관련, 청와대의 내사를 받았다.

김 청장은 사퇴 이유와 관련, "말레이시아 출장 때 골프를 친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던 중 차관급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신문 보도를 보고 결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압에 의한 사퇴 여부에 대해선 "전혀 아니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김 청장 도중 하차 배경과 관련해 청와대와의 갈등설도 떠돌고 있다. 무기 구매와 관련해 청와대의 판단과 어긋나게 움직여 괘씸죄에 걸렸다는 얘기가 들린다.

후임에는 방위사업청 내부 승진보다는 무기획득 전문가를 물색 중이라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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