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중앙일보

입력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보다 더 짜릿하다."

미국 닉슨 대통령이 밝힌 골프의 홀인원 기분이다.

주말 골퍼들은 평생 한 번 할까 말까라는 홀인원. 구경만으로도 3년 동안 만사형통이라는 홀인원을 프로골퍼들은 얼마나 자주할까.

스포츠 조선에 따르면 '골프황제'로 불리는 타이거 우즈는 세 살 때 골프채를 처음 잡은 뒤 지금까지 모두 18개의 에이스를 기록했다. 그가 처음 홀인원의 짜릿함을 맛본 나이는 불과 여섯 살. '1000만달러의 베이비' 미셸 위는 짧은 구력 탓인지 아직 5차례밖에 없다. 열두 살이던 2002년에야 홀인원의 기쁨을 처음 만끽했다.

행운의 여신은 70 ̄80년대를 풍미했던 세계 3대 프로 골퍼들 가운데 잭 니클로스에게 한 차례 더 윙크를 보냈다. 니클로스가 여태까지 남긴 홀인원은 20차례. 2003년 시니어 브리티시오픈 연습라운드서 기록한 에이스가 가장 최근의 사건으로 기록된다. 니클로스의 맞수였던 게리 플레이어와 아놀드 파머는 각각 19개와 18개의 홀인원을 만들었다.

PGA(미국프로골프) 투어에서 가장 많은 홀인원을 기록중인 선수는 맨실 데이비스. PGA와 캐나다 투어를 오가며 무려 50개의 에이스를 쏟아냈다.

아마추어 골퍼 가운데선 미국 롱비치에 거주하는 노먼 맨리란 주말 골퍼가 생산한 59개가 최다기록이다. 맨리는 한 해에 홀인원을 4개나 성공시킨 적도 있다고 한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에이스의 흥분을 몸소 체험한 인물은 3명. 드와이드 아이젠하워와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가 주인공으로 모두 공화당 출신이란 게 공통점이다. 1961년 벨에어CC 2번홀에서 5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낚은 닉슨은 당시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보다 짜릿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가 원수들의 홀인원 역사를 따져본다면 단연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다기록 보유자다. 북한의 정보문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머리를 올린 날에만 11개의 홀인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다.

지난해 PGA 투어에서 나온 홀인원은 33개. 또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선 21개가 기록됐다. 또 미국 뉴욕주 라이의 웨스트체스터골프장은 지금껏 열린 PGA 투어 대회서 31개의 홀인원을 쏟아냈으며,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사데스의 리비에라골프장이 29개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유에스홀인원닷컴(USHoleInOne.com)의 분석에 따르면 주말 골퍼들이 홀인원을 기록할 확률은 1만2500분의 1. 반면 프로 골퍼가 에이스를 사냥할 확률은 7500분의 1이다.<디지털뉴스digitalnew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