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1위 질주 할 줄 몰랐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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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말이 있다.

스타는 반드시 이름 값을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또 대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말도 있다. 각종 스포츠를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들이 있다. 선동열(43·삼성).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 스타플레이어다. 그는 감독으로도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적어도 2006년 7월 19일 현재까지 선동열에게는 ‘명불허전’이 딱 들어 맞는다.

삼성이 남은 두산과의 두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전반기 1위를 확정지었다. 그것도 혼전을 벌이고 있는 2·3·4위 팀과의 게임차를 7~8경기 벌이며 지난 6월 9일 이후 한달 보름여동안 계속해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선동열 감독이 자리잡고 있다. 국보급 투수에서 지난 해 사령탑을 맡은 후 곧바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선 감독은 팀의 투·타 핵심인 심정수와 임창용·권혁 등이 빠진 상태에서도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이 상태로라면 한국시리즈 2연패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선 감독의 생각을 들어봤다.

▲전반기 선두를 차지한 배경은

-전반기 1위를 차지했는데.

“4·5월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행히 4월과 5월에는 투수들이 정말 잘 던져주었고 6월부터는 투수가 부진할 때 타자들이 이를 보완해주었다. 6월 중순부터 투·타 밸런스가 맞아져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1위를 예상했나.

“2·3위 정도를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1위 비결은.

“팀 평균자책점과 타율이 3위인데 1위를 하고 있는 것은 권오준과 오승환이 있어 이기고 있을 경우 확실히 승리를 지킬수 있기에 가능했다. 경기 후반부에 역전패를 당하면 충격이 3~4경기 이어진다. 그런데 우리 팀은 중반이후 강하다. ”

-2위와 승차가 많이 벌어졌다.

“현대와 두산이 9연승과 8연승을 한적이 있지만 그외 이렇다할 연승기록이 없어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다른 팀들은 경기 후반부가 약하다. 그래서 팀이 잘 나갈 때에도 연승을 하지 못한 것이 승차가 많이 벌어진 원인이다. 물론 우리가 연패 하지 않는 것도 크다.”

-지난 해에도 7월1일 이후 줄곧 1위를 달렸다. 지난 해와 올 해의 다른 점은.

“지난 해는 시즌 초반에 잘나갔고 후반기에 어려웠다(삼성은 지난 해 5월 프로야구 월간 최다승인 19승을 올렸다). 지난 해는 감독 첫 해이고 투수들에게 많이 신경을 쓴 탓에 한점을 지키는 야구를 했다. 그러나 올 해는 지키는 야구 뿐 아니라 경기 중반 이후 한점을 더 내는 야구를 추구했다. 지금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 물론 올 해 타자들에게도 신경을 많이 썼다. 또 지난 해는 KIA와 롯데에 강한 덕을 봤는데 올 해는 7개 구단과의 승률이 최소한 5할 이상이 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후반기 전력과 불만은

-후반기 팀 운영전략은.

“지름처럼 승수가 패수보다 지금처럼 20만 많으면 된다(18일까지 45승24패3무). 앞으로 욕심이 없다. 5할 승부만 하면 우승할 것 같다. 3연패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 조영훈 같은 어린 선수들을 많이 내보내고 싶다. 선발은 5명을 그대로 끌고간다. 임창용과 권혁이 후반기막판 팀이 힘들때 도움을 주면 좋겠다. 심정수도 포스트시즌에 뛰어주면 좋겠지만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팀이 잘나가지만 불만이 있을 텐데.

“타자들이 주자가 있을 때 더 적극성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특히 득점권에서 너무 소심하다. 자신감을 갖도록 많이 노력하지만 아직 만족할 수준까지는 되지 않았다.”

-한국 시리즈 직행이 예상되는데.

“한화와 두산 중 한 팀이 올라올 것 같다. 단기전에는 미련을 안둔다. 그날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기용한다. 2연패 하고 싶다.”

▲수훈선수와 안정된 전력의 바탕은

-전반기 수훈선수를 꼽는다면.

“타자는 양준혁과 진갑용이다. 노장이지만 두명 모두 지난 해 보다 좋은 성적을 올렸다. 투수는 역시 권오준과 오승환이다.”
-

-부상선수가 없는 것도 강점이다.

“하나마쓰 트레이닝 코치 덕분이다. 잘알다시피 대구는 무덥기 때문에 여름에 체력 문제를 노출한다. 지난 해 6·7월에 고전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올 해는 하나마쓰 코치가 각종 체력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를 미연에 방지해 준다. 우리 팀에 노장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시즌 들어 부상선수가 없다. 사실 1위 팀이나 꼴찌팀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선 차이가 없다. 부상 선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인데 우리 팀에는 부상선수가 없다. 이것이 우리 팀의 강점이다.”

제주=이석희 기자

●선동열 감독 프로필

▲생년월일=1963. 1. 10
▲출신교=광주일고-고려대
▲체격=185㎝·97㎏
▲경력=해태(1985~1995)-주니치(1996~1999)-한국야구위원회홍보위원(2000~2003)-삼성 코치(2004)-삼성 감독(2004.11.9~현재)
▲주요수상경력=페넌트레이스 MVP(1986, 1989, 1990) 골든글러브(1986, 1998~1991, 1993) 트리플크라운(1986, 1989~1991)
▲통산 감독 성적(19일 현재)=119승7무72패(승률 .623), 2005 페넌트레이스 1위 및 한국시리즈 우승

<출처 :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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