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천정배·유시민…여권 제3후보론 모락모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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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변호사

천정배 법무장관

유시민 복지부장관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제3의 대선 후보론'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다크 호스'역할을 할 수 있는 범여권의 제3후보로는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 이후에는 자천타천으로 8 ̄9명이나 거론되고 있다. 제3 후보론이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열린우리당의 내년 대선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한국일보가 18일 보도했다. 여당이 이대로 갈 경우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치고 있는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 등 기존의 대선 예비주자로는 정권 재창출이 어려운 만큼 미리 후보군을 넓혀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범여권의 대선주자로 함께 거론되는 고건 전 총리에게만 희망을 걸 수도 없기 때문에 다양한 대안들을 검토해보고 있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 가운데 일부는 여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실제로 참여할 수 있겠지만 상당수는 이름만 거론되다 후보군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대통령후보 경선 과정에서 신인이 급부상한 적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안 후보론에 시선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거론되는 인물은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다. 참신한 지식인과 합리적인 중도성향 이미지 등을 갖고 있어서 일단 대선 후보군에 들어가면 지지율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은 최근 "'비(非)노무현, 반(反)한나라당' 세력이 정 총장 같은 신선한 인물을 대선후보로 내세울 것" 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 총장이 충청 출신임을 들어 '중부권 희망론'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정 총장은 정치 경험이 전혀 없고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관심에도 정작 정 총장 본인은 유구무언이고, 여당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주변의 권유와 기대 때문에 정 총장이 결국 정치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정 총장이 서울대 총장을 그만 둔 뒤 어떤 길을 택할 지는 지금 예단하기 어렵다.

박원순 변호사는 참신한 시민사회 세력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거론된다. 정계개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외부 세력의 참여가 절실한 여권으로선 박 변호사 영입을 통해 외연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여성 후보'를 떠올린다면 한명숙 총리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도 거명될 수 있다. 여권 핵심부의 일부 인사들도 한 총리가 2인자 경험을 쌓은 뒤 새로운 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강 전 장관이나 경기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진대제 전 정통부장관도 정치 재개 의지를 갖고 있어 내년 대선에서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 내에선 천정배 법무장관의 거취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천 장관은 참여정부 출범과 우리당 창당의 주역인데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뢰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대선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천 장관의 조기 당 복귀설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천 장관은 당 복귀 결심을 굳히고 늦어도 9월 정기국회 이전에 장관직을 그만둘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 스스로 "당에 돌아와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감추지 않고 있다. 천 장관이 개인 사무실을 낸 것도 대선 준비 차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천 장관은 대중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유시민 복지부장관과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도 잠재 후보군이다. 두 사람은 노 대통령의 최측근, 영남의 젊은 소장파라는 점에서 유사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지만 당내의 반대 세력도 적지 않다. "여권은 영남 주자를 내세워야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여권 일부의 주장과 두 사람의 꿈은 맞닿아 있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혁규 의원도 '경제인' 이미지와 영남 인사라는 점에서 거론된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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