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 "선배 세대 부끄러워…조국 사퇴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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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대학교 학생 및 동문들이 서울대학교 아크로폴리스에서 서울대 총학생회 주최 '제3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고 이날 취임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9일 서울대학교 학생 및 동문들이 서울대학교 아크로폴리스에서 서울대 총학생회 주최 '제3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고 이날 취임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자, 앞에서는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뒤에서는 그 가치를 철저히 무시해온 자는 공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 조국 교수에게 지금이라도 장관직을 내려놓고 청년의 정당한 분노와 무력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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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생회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규탄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총학은 조 장관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청년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장관직 사퇴를 촉구했다.

총학은 입장문을 통해 "조국 교수는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에서 모든 의혹을 해명하겠다는 공언과는 달리 '모른다' '불법은 없었다' '관여하지 않았다'는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했다"며 "(가족 등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조국 교수는 '가족 관련 수사는 보고받지 않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대 학생들은 우리 사회의 불공정함을 외면하고도 일말의 책임을 느끼지 않는 선배 조국 교수의 모습을 보며 분노와 무력감을 넘어 선배 세대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부끄러운 선배들의 모습을 닮아가지 않을 것을,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와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차 촛불집회 이후 학생들을 향해 가해진 정치권의 공세에 대한 불편함도 드러냈다. 총학은 "청년들의 목소리는 위정자들의 진영논리와 입맛에 따라 제멋대로 해석되었다"면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야당에 대한 지지와 여당에 대한 비판으로 획책하는 시도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제3차 촛불집회를 주최한 총학은 추가로 집회를 열지 않는다고 15일 밝혔다. 다만 고려대와 연세대가 촛불집회를 연다고 밝혀 연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총학 관계자는 "학내 집회의 효과와 현실성을 고려했다"면서 "다만 타대학과 연락을 하며 연대를 논의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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