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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日맥주 추락에···안팔리던 칼스버그 매출 세배 뛰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덴마크 맥주 칼스버그가 지난달 깜짝 실적을 올렸다. [사진 골든블루]

덴마크 맥주 칼스버그가 지난달 깜짝 실적을 올렸다. [사진 골든블루]

일본 상품 불매 운동 덕(?)에 국내에서 거의 팔리지 않던 덴마크 맥주 칼스버그의 매출이 지난달보다 세 배 올랐다.

중국맥주 1위 지킨 가운데 #2위 네덜란드, "숨은 승자" #일본맥주 수입 비중 0.9%

16일 이 맥주를 수입해 유통하는 골든블루에 따르면 칼스버그의 5~8월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2% 뛰었다. 8월에도 전달 대비 21% 오르면서 올 초에 세운 판매 목표치를 가뿐히 달성했다. 골든블루는 “이 기세를 몰아 3년 내 국내 5대 수입 맥주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2009년 이후 10년간 수입 맥주 시장의 왕좌를 지켜온 일본 맥주가 추락한 가운데 유럽 맥주가 반사이익을 맛보고 있다. 이날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일본 맥주 수입액은 8월 13위(수입액 22만3000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756만6000 달러) 수입액과 비교하면 34분의 1 수준이다.
수입 중량으로는 일본 맥주는 지난달 245.2 t이 수입돼 15위를 차지했다. 전체 수입 맥주에서 일본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1%가 채 되질 않는다(0.92%). 지난 10년간 꾸준히 20~25%를 점유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수입이 중단된 셈이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된 지난 7월 7일 서울 한 마트에서 직원이 일본 맥주, 담배, 식품들을 진열대에서 빼내 반품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된 지난 7월 7일 서울 한 마트에서 직원이 일본 맥주, 담배, 식품들을 진열대에서 빼내 반품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맥주의 빈자리는 칭따오 등의 인기를 업은 중국 맥주가 차지했다. 중국 맥주는 지난달 462만1000 달러 상당이 수입됐다.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칭따오와 하얼빈에 이어 지난 4월에는 화윤설화맥주의 ‘슈퍼엑스’도 국내에 출시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칭따오는 편의점 ‘1만원 4캔’ 수입 맥주 행사에서도 매출 상위권을 차지한다.

지난달 수입 맥주 2위를 기록한 네덜란드 맥주(430만2000달러)는 ‘숨은 승자’라고 할만하다. 지난 6월 네덜란드 맥주 수입액은 168만1000달러였지만,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7월(310만 달러) 수입량이 84.4%가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4위 미국(346만9000달러)을 제외하곤 상위권은 모두 유럽 맥주가 차지했다. 3위 벨기에(377만 달러), 5위 폴란드(170만9000달러), 6위 독일(159만3000달러), 7위 아일랜드(148만 달러), 8위 덴마크(58만5000달러), 9위 체코(30만7000달러), 10위 프랑스(29만7000달러) 순이다.

당분간 일본 맥주의 이미지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이다. 여전히 대형마트 3사와 편의점은 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마트 매대에선 아예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이 줄면서 총 맥주 수입액은 감소했다. 지난달 총 맥주 수입액은 2416만1000달러로 7월(2827만4000달러)보다 14.5% 줄었다. 일본 맥주 불매운동과 함께 국산 맥주를 마시자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8월 유흥 시장에서의 하이트진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6% 이상 증가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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