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외고 진학 배경에 “한국어 모자라서…시험만 치면 양”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일 딸이 외국어고에 진학하게 된 배경에 대해 ‘한국어 실력’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금수저 정치인들과 똑같이 특혜를 누리고 이용해서 실망감이 컸던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그 점에 대해 저희 아이 문제로 얘기하면 왜 아이를 외고에 보냈냐는 질문부터 시작된다”며 그 배경을 밝혔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제 아이가 어릴 때 제가 해외 유학을 했기 때문에 한국에 맨 처음에 왔을 때 한국어가 잘 모자랐다. 실제 국어가 국어시험만 치면 중학교 때 양을 받았다. 국어 문제를 독해를 잘 못 했기 때문”이라며 “딸이 중학교 때 외국에서 돌아왔을 때 얘한테 맞는 것은 외고라는 판단을 했고 본인도 좋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딸의 인턴십 문제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 나라와 학교에서 권했던 것이기는 하지만 그 혜택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제가 그것을 조작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혜택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혜택을 받지 못했던 분들에게는 화가 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진보와 개혁을 얘기해 놓고 그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딸 문제는 그냥 제도를 이용하도록 방치한 것”이라며 “그 점에는 불철저한 아빠였다. 저희 아이가 외고에 가겠다는 말을 했을 때 가지 말라는 얘기를 못 했다. 그 점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본인이 야당에 속해 있었다면 자신과 같은 배경이나 의혹이 있는 후보자 임명에 찬성했겠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우리나라 정치 구조 하에서 야당에서는 반대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부의 불평등 문제나 세습 문제, 부익부 빈익빈의 문제나 사회경제적 민주화에 대해서 불철저했다”며 “그걸 선봉에 서서 개혁하려고 나서지 못했다. 그런 분야가 아닌 정치적 민주화나 권력기관 개혁, 법·제도 개혁쪽에 몰두하고 매진해 왔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제 하고 싶은 일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렇지 않은 쪽에 대해서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것이 사실임을 이번 검증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꼈다”며 “새삼 저는 정치적 민주화보다 사회경제적 민주화가 훨씬 더 어려운 것이구나, 투표를 자유로 하는 것보다 부익부 빈익빈을 해결하는 것이 훨씬 어렵구나, 부의 세습을 줄이는 것이 훨씬 어렵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저 역시 그 점에 안일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