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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의혹만으로 검찰개혁 차질 안돼”, 檢 “검찰개혁과 상관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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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현대적선빌딩으로 출근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현대적선빌딩으로 출근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이 이뤄진 27일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또 “진실이 아닌 의혹만으로 검찰개혁의 큰길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의 명분을 앞세워 검찰 수사와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사퇴설 일축' 조국 "끝까지 청문회 준비"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 25분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끝까지 청문회 준비를 성실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 할 수 있는 저의 일을 하겠다”며 사퇴설에 선을 그었다. 조 후보자가 기자단 앞에서 입장을 밝히면서 손에 든 수첩에는 볼펜으로 적은 메모가 쓰여 있었다. 평소 오전에 출근하면서 컴퓨터로 작성해 출력한 A4용지를 들고 읽던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는 또 “검찰의 판단에 대해선 왈가왈부하지 않겠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국 일가가 운영한 사학법인 웅동학원이나 자녀 입시 문제 등을 의혹에 불과하다고 일축한 것이다. 이날 검찰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단국대, 공주대, 고려대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다.

조 후보자가 검찰개혁을 언급한 것에 대해 검찰 간부 출신의 변호사는 “조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어떻게든 수사받는 상황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검찰개혁을 강조한 것 같다”며 “조 후보자 측은 문무일 전 총장 당시 검찰개혁을 두고 검찰과 정부가 부딪힌 점을 부각하고자 할 것이다”고 말했다.

여당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내놨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번 압수수색이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청문회 국면에서 조 후보자는 검찰개혁을 강조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의 논문의혹과 관련해 검찰 관계자들이 27일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정보기획팀 사무실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의 논문의혹과 관련해 검찰 관계자들이 27일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정보기획팀 사무실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검찰 "다른 고려 없다. 진상 규명차 압수수색"

검찰은 압수수색이 통상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 후보자와 여당의 이 같은 반응을 의식한 듯 “이번 압수수색과 검찰개혁은 전혀 상관이 없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개혁을 반대하지 않고 국회를 존중할 것이라고 여러 번 얘기했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다른 고려 없이 객관적 자료 판단이 늦어진다면 진상 규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해 신속히 압수수색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열 군데 이상을 한 번에 압수수색한 만큼 당분간 압수물 분석에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후 압수물 분석이 일정 수준 이뤄져 혐의를 입증할 만한 단서가 드러나면 관련자를 소환해 본격 수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해외 체류 중인 사건 관계자에 대해서는 귀국해서 수사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전달했다”며 “당분간은 압수물 분석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다음달 2~3일 예정된 청문회 이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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