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환자 위급 상황 대비 팔에 병력 담은 칩 심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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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몸 안에 병력을 담은 초소형 마이크로 칩(사진)을 심어 응급 사태가 일어날 경우 의료진이 곧바로 정보를 파악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실용화됐다.

미국 뉴저지주의 보험회사인 '호라이즌 블루 크로스 앤드 블루 실드'사는 만성환자들의 팔 안에 쌀알만 한 마이크로 칩을 삽입, 실제 의료에 활용하는 실험을 할 계획이라고 17일 발표했다. 불의의 변을 당해 응급실에 실려 가더라도 이미 시행한 검사를 또다시 하는 낭비 등을 줄이기 위해서다.

오른쪽 팔뚝 안쪽에 심을 마이크로 칩에는 환자들의 혈액형과 주요 특성, 과거 병력 등이 소상히 기록되며 의료진이 특수 스캐너로 판독하면 꺼내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곧바로 얻을 수 있다. 예컨대 환자가 어떤 약물이나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지 파악할 수 있다.

보험회사 측은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 중 다수가 이미 해본 검사를 또다시 하고 있다"며 "체내에 심는 칩을 활용하면 이 같은 낭비를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칩은 또 의식 없는 환자들을 정확히 진단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많은 고혈압 환자가 혈압 강하제를 복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정신을 잃고 병원에 실려올 경우 의사들로서는 고혈압 증세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칩에 담긴 정확한 정보를 의사들이 입수할 수만 있으면 오진을 줄이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회사 측은 뉴저지주 해캔색 대학 소속 의료센터의 만성질환 환자 280명 중 자원자들을 모집, 임상시험을 하기로 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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