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얼어붙은 소비심리…생활형편전망 금융위기 이후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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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3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연합뉴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3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연합뉴스]

가계의 소비심리가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주가 하락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가계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가계가 늘어난 탓이다.

가계 수입 줄어들 것이란 예상에 #주택가격 전망, 5개월 연속 상승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95.9)보다 3.4포인트 내린 92.5를 기록했다. CCSI는 지난 4월 기준점 100을 넘기며 살아났지만 이후 4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CCSI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2003~2018년 중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한다. 100보다 크면 경제상황을 낙관적으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소비심리가 악화한 것은 6개월 뒤 생활형편이 지금보다 나빠질 거란 응답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달 가계의 생활형편전망CSI(소비자동향지수)는 89로 전월(92)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80) 이후 가장 낮았다.

가계수입전망CSI도 7월 96에서 8월엔 94로 2포인트 떨어졌다. 이 역시 2009년 4월(92) 이후 10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보다 6개월 뒤 가계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 가계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지수가 하락했고 특히 생활형편이나 가계수입 전망 하락폭이 크다”며 “가계 재정과 관련해 좋지 않게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유일하게 주택가격전망만 전달보다 1포인트 오른 107을 기록했다. 여전히 주택가격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음을 뜻한다. 2018년 10월 114였던 주택가격 전망은 지난 3월 83으로 바닥을 찍은 뒤 5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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