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한 판이 모두 노른자 2개 쌍란”…먹어도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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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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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른자가 두 개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주부 박 모(33)씨는 달걀프라이를 하기 위해 최근 인근 슈퍼마켓에서 산 달걀 한 판 가운데 달걀 하나를 꺼내 깨트렸다. 달걀을 톡톡 깨트려보니 노른자가 두 개인 쌍란이 나왔다. 이 같은 일은 매일 반복됐다고 한다. 그러다 호기심에 달걀찜을 할 작정으로 남은 달걀을 모두 깨트려보니 딱 한 개를 빼고 모두 쌍란이었다.

쌍란은 왜 생기는 걸까. 또 박씨처럼 달걀 한 판에 쌍란이 모여 나올 수 있을까. 축산업계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가능한 일이다.

①쌍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보석 농촌진흥청 가금연구소 연구관은 닭 산란 초기 배란 문제에서 쌍란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달걀 전문가인 강 연구관은 “닭은 태어난 지 보통 20주께부터 알을 낳기 시작하는데 산란 초기, 즉 초산 기간에는 배란이 불규칙한 경우가 있다”며 “하루 한 개씩 돼야 하는 배란이 하루 2개가 되면 흰자와 껍질이 생길 때 노른자가 2개가 포함돼 쌍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닭은 알을 먼저 낳고, 어떤 닭은 며칠 늦지 않겠느냐”라며 “따라서 쌍란이 만들어지는 현상은 주로 약 4주, 태어난 지 20∼24주 기간에 잘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②달걀 한 판이 모두 쌍란?  

달걀 한 판에 쌍란이 모여있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지난 1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 언론에 소개된 적도 있다. 이처럼 달걀 한 판이 거의 쌍란인 것은 쌍란만 따로 모아서 팔기 때문이라고 강 연구관은 전했다.

강 연구관은 “큰 양계장에서는 닭들이 산란 초기일 때 쌍란을 모아서 팔기도 한다”며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낳은 계란 가운데 이른바 ‘왕란’이라는 무게 60∼70g짜리 큰 알을 선별해 모으다 보니 한 판에 쌍란들이 합쳐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쌍란은 노른자가 두 개다 보니 무게가 개당 약 70g에 육박할 정도로 다른 달걀보다 무겁다. 산란 초기라는 ‘시기’와 무거운 계란 선별이라는 ‘사이즈’가 맞물리면서 달걀 한 판이 쌍란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③먹어도 괜찮을까? 

결과적으로 쌍란은 닭의 산란 과정 중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 의견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쌍란은 기형 등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상품성이나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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