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치료 길 열리나…서울대병원 “장기 손상 백혈구 원인 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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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패혈증 생존율을 높일 새 치료법을 개발했다.

세균 침입 시 백혈구 독소방출 줄이는 핵심 효소 찾아내

21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염증·대사 유니트 김효수 교수팀은 백혈구 중 하나인 호중구가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장기를 손상하는 사이토카인이란 독성물질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 또 이를 조절하는 치료법을 제시했다.

 21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염증·대사 유니트 김효수 교수팀은 백혈구 중 하나인 호중구가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장기를 손상하는 사이토카인이란 독성물질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조절하는 치료법을 제시했다. [사진 pxhere]

21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염증·대사 유니트 김효수 교수팀은 백혈구 중 하나인 호중구가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장기를 손상하는 사이토카인이란 독성물질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조절하는 치료법을 제시했다. [사진 pxhere]

패혈증은 혈액 속에 병원균이 침투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주요 장기를 손상하는 병이다. 건강한 사람에겐 치명적이지 않지만, 환자들에겐 매우 위험한 감염성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3000만명의 환자가 생기는데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한 달 내 사망률이 30%에 달한다. 교수팀은 세균의 균체 내에 함유된 독소인 ‘내독소(endotoxin)’가 백혈구의 사이토카인을 대량 방출해 인체를 손상하는 원인을 추적했다.

그 결과 세균 내독소에 의해서 백혈구 안의 염증 매개 단백질이 변형(팔미토일화)되면서 활성이 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팔미토일화란 단백질에 지질이 결합해 단백질 활성이 변형되는 과정이다. 팔미토일화의 재료인 팔미트산을 생산하는 지방산 합성 효소 억제제를 패혈증 쥐에 투여했더니 복강에 감염시킨 세균이 줄면서 생존율이 대폭 향상됐다는 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김효수 교수는 “패혈증에서 백혈구가 인체에 해를 끼치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불러일으키는 기전을 밝혔다”며“이를 적절하게 제어할 수 있는 핵심 효소를 최초로 규명했다”라고 밝혔다. 또 “핵심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물질만 개발하면 체내 백혈구가 다른 부위에 손상 없이 세균만 선택적으로 죽여 생존을 향상하는 특효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온라인 19일 자에 실렸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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