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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승부 조작팀 2부리그 강등" 중징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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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탈리아 스포츠 재판소가 승부 조작에 연루된 혐의로 유벤투스 등 세리에A(1부 리그) 네 팀에 대해 리그 강등 등의 판결을 내렸다.

독일 월드컵 우승으로 이탈리아 전체가 달아올랐지만 승부 조작 스캔들에 대한 스포츠 재판소의 판결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스포츠 재판소는 15일 유벤투스.라치오.피오렌티나에 대해 2006~2007시즌부터 세리에B(2부 리그)로 강등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우승을 했던 유벤투스는 우승 자격을 박탈했고, 승점 30점이 감점된 채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해야 한다. 라치오는 7점, 피오렌티나는 12점을 깎인 채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2005~2006시즌 유벤투스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AC밀란은 세리에A에 잔류하게 됐지만 승점 15점을 감점당하게 됐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도 박탈당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각 구단은 연방 중재 재판소에 3일 내에 항소할 수 있으며 최종 판결은 24일 내려진다. 유벤투스 지오반니 코볼리 길리 신임 회장은 "30점 승점 삭감은 지나치다"며 항소 계획을 밝혔다. 피오렌티나와 라치오 구단도 "명예를 되찾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스포츠 재판소는 이번 스캔들과 연루된 이탈리아축구연맹 프랑코 카라로 회장에게 4년6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심판협의회 피에르루이지 파이레토 위원장에게는 자격정지 2년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승부 조작 스캔들은 루치아노 모기 전 유벤투스 회장이 심판위원장에게 일부 경기에 대해 특정 심판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한 문건과 전화 통화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불거졌으며, 26명의 심판과 구단 간부가 연루된 것으로 전해진다.

?수퍼스타들 엑소더스?

독일 월드컵 야신상에 빛나는 잔루이지 부폰을 비롯해 이메르송,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파벨 네베트, 다비드 트레제게, 릴리앙 튀랑, 잔루카 참브로타, 파비오 칸나바로 등 유벤투스에 속해 있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행보가 큰 관심거리다. 유벤투스 선수들의 몸값을 합하면 5200억원 정도다. 구단 입장에서도 재정적 압박을 피하기 위해 몇몇 수퍼스타들을 떠나보내야 할 처지다.

간판 스트라이커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이적이 확실시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선수를 찾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맨U 감독은 이탈리아 스포츠 재판소 판결 직후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리에B로 강등된 팀의 선수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적이 힘들다면 임대 형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뿐만 아니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팀들도 이탈리아 선수 영입 전쟁에 뛰어들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메르송과 칸나바로 영입에 적극적이고, 아스널은 부폰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피오렌티나 소속 루카 토니의 이적도 큰 관심거리다. 토니는 지난 시즌 세리에A 득점왕이며 이번 월드컵 이탈리아 우승의 주역이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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