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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학생은 장학금 한번, 유급 당한 조국 딸은 여섯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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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적선빌딩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적선빌딩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은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에 진학한 뒤 3년간 학기당 200만원씩 모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이 장학금은 조 후보자의 딸 외에는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한 차례씩 지급됐으나 조 후보자의 딸에겐 ‘면학(학문에 힘씀)’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6차례 연속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200만원 장학금 #장학금 준 A교수 양산부산대병원장 이어 부산의료원장으로 취임

19일 부산대 의전원과 곽상도 국회의원 사무실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학기당 200만원씩 모두 6차례에 걸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조 후보자의 딸은 입학 연도인 2015년 1학기(3과목 낙제, 평점 평균 미달), 2018년 2학기(1과목 낙제)에 각각 유급을 당했다. 의전원의 경우 한 과목이라도 낙제하면 다음 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유급한 상태에서 낙제한 과목을 재수강해야 한다.

조 후보자 딸이 장학금을 받게 된 것은 1학년 때 지도교수인 A씨가 장학금 대상자로 지정해서다. A교수는 2013년 자신의 아버지 호를 딴 ‘소천장학회’를 만들었다. 경조사 때 들어온 부조금 등을 출연해 만든 장학회다. 이 장학회를 만든 뒤 모두 7명의 제자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는 것이 학교와 곽 의원실 설명이다.

그런데 조 후보자 딸과 다른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은 이유와 횟수가 차이가 난다. 다른 학생 6명은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고 한 차례씩 장학금 혜택이 돌아갔는데 유독 조 후보자 딸은 면학장학금 성격으로 6학기나 연속적으로 장학금이 지급됐다.

이 장학금이 처음 지급된 건 2015년이다. 1학기에 4명에게 150만원씩 모두 600만원이 지급됐다. 2학기에는 다른 2명에게 100만원씩 장학금이 전달됐다. 모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었다. 그러나 2016년 1학기부터는 조 후보 딸에게만 학기마다 200만원씩 장학금이 지급됐다. 특히 앞서 6명의 학생은 장학회에서 학교 측 추천을 의뢰해 대상자를 뽑았는데 조 후보자 딸은 장학회 측에서 직접 지명했다.

의전원 관계자는 “조 후보 딸은 유급을 당해 학교생활을 포기하려고 해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의미에서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에게 장학금을 준 A교수는 2015년 양산부산대병원장을 지낸 뒤 올해 부산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부산대 모습. 중앙포토

부산대 모습. 중앙포토

곽상도 의원(자유한국당)은 이날 ‘조국 딸, 황제장학금 의혹’이라는 자료에서 “수십억 재력가의 딸이 두 번이나 유급한 낙제생임에도 장학금을 받은 것은 도덕적 해이를 넘어 다른 학생의 장학금을 뺏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조 후보가 자신의 딸에게 매 학기 장학금을 지급한 A교수의 부산의료원장 임명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교수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A씨는 입장문에서 “총 16명 내외에게 장학금을 줬는데 2015년까지 다수의 학생에게 고루 혜택을 주다 보니 각 학생이 받는 장학금이 적고 저의 경제적 여건도 고려해 (조 후보 딸) 1명에게 매 학기 200만원씩 지급하게 된 것이다”며 “조 후보 딸이 3년간 장학금을 받다 유급을 당해 올해 1년은 다른 제자 1명이 장학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학금 지급 및 의료원장 임명 등은 조국 교수와 전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장학회에서 학교를 통하지 않고 개별 지급한 장학금이 있어 장학금 지급인원에 차이가 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A교수에게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꺼져 있었다.

양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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