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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영이야"···자정마다 공포의 전화, 수십명 당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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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자신을 '지영이'라고 소개하는 여성에게 늦은 밤 전화를 받고 공포에 떠는 피해자들의 사연이 16일 SBS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소개됐다.

피해자 수십명은 자정 가까운 시간 '지영이'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나야 나. 누군지 모르겠어? 맞춰봐. 하하하"라며 통화를 시작하는 묘령의 여성은 피해자들의 이름과 그들에 대한 일부 정보를 알고 있었다.

'지영이'는 자신의 성생활, 성병, 성적 취향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한 피해자에게는 "너 때문에 임신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번호의 발신지는 경기도 광주시의 한 아파트 단지 주변 공중전화로 확인됐다. 제작진이 공중전화 부스 인근에 카메라를 설치했지만 '지영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에도 '지영이'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제보는 계속됐다. 한밤중에만 전화를 걸던 그녀는 제작진이 철수한 이후 정오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제보자들은 거주지역, 나이대, 직업 등이 모두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최근 필리핀 세부 여행을 갔었다는 것이다. 실제 피해자들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는 세부의 다이빙이나 스파 예약 사이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영이'는 "누구냐"고 묻는 한 피해자에게는 "너하고 필리핀 갔을 때가 좋았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나를 알고 있으니까 너무 무섭다. 어떤 목적으로 전화했는지도 모르겠고 나에 대해 어디까지 아는지 모르겠으니까 너무 무섭다"며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는 '지영이'의 이런 행동에 대해 "소위 말하는 미저리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런 범죄를 방치하면 또다른 누군가에게 2차 피해를 입히거나 경제적 피해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방치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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