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 국민 의보시대|충북에 대형종합병원 없다|신축중 충북대병원 92년가야 개원 공사 늦어지자 의대생들 집단 휴학계 내기도 위급환자들 서울·대전 등에서 치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충북에만 대형종합병원인 3차 의료기관이 없어 국민개보험시대를 맞는 의료서비스체계에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충북에는 주민생활권을 중심으로 청주·충주등 9개의 중진료권으로 묶어 의료시혜대상자 1백39만2천명이 1차 진료기관 6백63개소, 2차 진료기관 16개소에서 진료를 받도록 돼있다.
대부분의 의료시설이 도심지역에만 편중된 충북도에는 군단위인 옥천·영동·보은등 3개군지역에는 범원급 의료기관이 한곳도 없어 이 지역주민들의 의료혜택은 빈약하기 짝이 없는 등 지역간 의료시설의 편차가 큰 실정이다. 특히 충북에는 3차 의료기관인 충북대의대부속병원이 신축 중이어서 현재로서는 3차 진료기관이 전무한 상태.
따라서 옥천등 충북남부지역 주민뿐 아니라 전 도민이 대형병원에서 3차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대전·서울등 먼거리 의료기관을 찾아가는 불편과 경비부담등 이중적 고통을 받고있는 것이다.
도민들의 이 같은 실정을 감안, 문교부는 지난 85년 3월 충북대의대 부속병원 건립계획을 세웠었다. 오는 91년 3월까지 연면적 1만여평에 4백병상규모의 병원을 개원해 졸업생들의 수련은 물론, 3차 진료기관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본설계·의료기관개설 허가승인등 절차상의 문제로 87년 11월에 들어서야 공사에 착수했고, 그나마 예산이 제때에 확보되지 못해 현재까지 83억원을 투입, 지하1층 지상9층 건물 가운데 8층 골조공사를 마쳤을 뿐 전체공정은 40%수준에 머무르고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당초 계획은 고사하고 92년 3월까지도 개원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충북대의대부속병원의 조속개원이 어렵게 되자 충북대의대생들은 개원을 촉구하는 가두서명에 나서고, 수업거부에 이어 중간고사거부, 본과 3학년(32명)전원의 집단휴학계제출이라는 사태까지 번지기도 했다.
또 본과 3학년부터 임상실습에 들어가는 통례를 깨고 학생들은 4학년 때로 실습을 미루기도 했다.
최근에는 충북도내 의료인 3백여명이 나서 충북대의대조기완공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청와대등 각계에 발송, 조기완공을 촉구하고 있다.
도의사회 박정렬회장(50)은 『도내에 의료서비스체계상 3차 의료기관이 없는 것은 문제가 크다』며 『정부가 지역적인 숙원사업을 감안, 우선투자순위를 조정해서라도 하루빨리 의대병원의 조속개원이 시급하다』고 했다.
충북도내에서 3차 의료기관이 없는 탓에 대전·서울등 타지역 진료권으로 가는 경우는 한달 평균 1천여명이상으로 의료인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정도는 교통사고와 대수술이 필요한 중환자들이다.
지난 6일 이기운씨(65·청원군오창면일신리)는 교통사고를 당해 청주병원을 찾았으나 복합골절과 뇌에 손상을 입어 대수술이 필요, 응급치료만 한 뒤 대전 충남대병원을 찾아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또 충북괴산군증평읍 박철숙씨(27)의 아들 세일군(1)은 지난 2일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청구병원에 입원했다가 수술을 할 수 있는 흉부과가 없어 서울의 병원으로 옮겨야 했다.
주민들은 충북대부속병원이 하루 빨리 개원돼 이 같은 불편이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청주=김현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