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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해진 한국 제품 수급 전망에···日서 D램 가격 20%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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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키하바라 전자상가. [중앙포토]

일본 아키하바라 전자상가. [중앙포토]

메모리 부품인 D램 수급 전망이 악화하면서 일본 내 PC용 D램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3일(현지시간) 도쿄(東京) 아키하바라(秋葉原) 상점에서 PC용 DDR4 8GB(기가바이트) D램이 2매 1세트에 8000~9000엔(약 9만3000~10만5000원)에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0~20% 높은 가격이다.

일본 소비자용 D램 가격은 D램 스팟(수시계약) 가격에 따라 변동된다. D램 스팟은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결정하면서 1개월 사이 20% 가까이 올랐다. 한국이 전세계 D램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한·일 경제전쟁이 발발하면서 수급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시장이 판단한 것이다.

신문은 "한일 충돌이 게이머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이머들은 고화질 이미지를 사용하는 게임을 하기 위해 메모리 부품을 추가한다. 메모리부품으로 일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DDR4 8GB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 반도체 브랜드들이 게이밍용 고성능 중앙연산처리장치(CPU)·화상처리반도체(GPU)를 연이어 발매하면서 게이머들의 메모리 부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이런 탓에 일본의 용산전자상가로 불리는 아키하바라 상점들에서는 메모리 부품 품귀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아키하바라 주요 매장에서 성능이 높은 모델을 중심으로 품절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1인당 판매 개수를 제한하는 가게도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 조사회사인 BCN의 모리 에이지(森英二) 애널리스트는 "게이밍 수요가 성장이 한창인 가운데 한국에 대한 수출 관리강화의 여파가 불거졌다"면서 "메모리 부품 품귀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의 발언 이후 D램(수출 규제)이 우리 정부의 상응 조치 중 하나인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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