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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대표, 黨 물갈이 시동 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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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대표는 1일 "내년 총선에선 반드시 당선될 사람을 (당의 후보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뉘 집 자식이든 상관없다"고 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선에서 지면 나는 정계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했다. 배수의 진을 치겠다는 각오다.

그래서 "'최틀러'(崔대표 별명)의 물갈이 드라이브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崔대표가 지난달 29일 외신기자클럽 회견에서 물갈이 기준을 제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에 더욱 그렇다.

그는 "당이 산업화 세력의 날개 밑에서 부패한 사람, 인권탄압에 관여한 사람, 국민이 보기에 무능한 사람, 이런 사람들과 함께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당은 이제 이런 것으로부터 몸을 가볍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관심은 崔대표가 어떻게 물갈이 문제를 매듭지을 것인가다. 그는 우선 여론화를 시도하는 것 같다. 그동안 신중한 입장이던 崔대표가 소장파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를 취한 것은 물갈이론에 대한 긍정 여론의 확산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걸 통해 물갈이 대상을 압박하는 등 순조로운 인적 청산을 위한 정지작업을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崔대표는 그간 남경필.오세훈의원 등 소장파와 수차례 전화통화하거나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소장파는 "대표가 그간 '나를 믿으라'며 자꾸 제동을 걸었는데 더이상 못 참는다. 국정감사가 끝나갈쯤엔 대표의 당 개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고 한다. 崔대표의 외신기자클럽 발언에 대해 소장파가 "조금 늦었지만 평가한다"(吳의원)고 박수를 보낸 것도 이런 교감과 무관치 않다고 한다.

따라서 국정감사가 끝나면 소장파의 물갈이 주장은 더욱 드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崔대표는 그걸 활용하면서 공천제도를 보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崔대표는 "1일 서울 광진갑 등 사고 지구당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국민참여경선 방식의 위원장 선출은 당의 조직을 쪼개놓는 등 문제가 많으므로 국감이 끝나면 개선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崔대표와 서청원 전 대표의 대리전 양상을 띠었던 이날 서울 광진갑 경선에서 대선 경선 때 徐전대표를 위해 뛰었던 홍희곤 부대변인이 崔대표의 고교.대학후배인 구충서 후보를 눌렀다. 금천에선 강민구 전 안산지청 검사가 윤방부 연세대 의대 교수를 8표차로 이겼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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