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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사라진 소똥구리 복원 위해 몽골서 200마리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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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 배설물로 만든 경단을 굴리는 소똥구리. [사진 환경부]

소.말 배설물로 만든 경단을 굴리는 소똥구리. [사진 환경부]

이 땅에서 사라진 소똥구리를 되살리기 위해 몽골 소똥구리가 한국에 왔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 급인 소똥구리 200마리를 최근 몽골에서 도입했다고 11일 밝혔다.

도입은 지난달과 이번 달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유전자 다양성 등을 고려해 몽골의 동고비 지역에서 103마리, 남고비 지역에 97마리가 도입됐다.

현재 소똥구리는 경북 영양에 위치한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곤충사육동에서 적응 중이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앞으로 소똥구리 증식기술 연구를 통해 개체 수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면, 적합한 서식지를 확보해 복원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소똥구리 개체군 [사진 환경부]

소똥구리 개체군 [사진 환경부]

몸길이가 10~16㎜인 소똥구리는 1960년대까지는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서 소똥구리를 쉽게 볼 수 있었으나, 1971년 이후 국내에서 공식적인 발견 기록이 없다.

이에 따라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의 지역 적색목록에서는 지역 절멸(Regionally Extinction, RE)로 기재돼 있다.

소똥구리과(科) 곤충이 국내에도 33종이 살고 있거나 살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중에서 소나 말의 배설물을 둥글게 뭉쳐 경단을 만들고 굴려서 그 속에 알을 낳는 종은 소똥구리·왕소똥구리·긴다리소똥구리 3종뿐이다.
왕소똥구리·긴다리소똥구리나 애기뿔소똥구리 등은 지금도 국내에서 드물게 발견된다.

하지만 대표 격인 소똥구리는 이 땅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축산업의 변화로 인해 가축 방목과 목초지가 감소하면서 소똥구리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사라졌고, 가축 질병 예방을 위해 사용한 구충제와 항생제, 사료의 보급도 소똥구리 절멸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번 소똥구리 도입은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2018~2027년)'에 따른 우선 복원 대상의 종 복원 사업의 하나다.
우선 복원 대상 종은 반달가슴곰·산양·여우·수달·저어새·황새·수원청개구리 등 25종으로 2027년까지 복원하는 것이 목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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