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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극초음속 미사일 2022년까지 개발…한국에 배치할까

중앙일보

입력

극초음속 미사일의 상상도. [사진 록히드 마틴]

극초음속 미사일의 상상도. [사진 록히드 마틴]

미국 육군이 지상에서 발사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2021년까지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에 배치될 가능성이 큰 전력으로 꼽힌다.

마하 5 이상으로 2000㎞ 이상 날아 #지그재그로 비행하며 요격을 피해 #한ㆍ일 등 동아시아 배치 가능성

미 육군의 급속 전력ㆍ중요 기술국(RCCTO) 국장인 닐 서스굿 중장은 7일(이하 현지시간)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 열린 우주ㆍ미사일 방어 심포지엄에서 “앞으로 3주 안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할 회사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극초음속은 마하 5(시속 6125㎞)를 넘는 속도를 뜻한다.

미국은 육ㆍ해ㆍ공 3군이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주도 아래 극초음속 미사일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공군은 폭격기에, 해군은 수상함ㆍ잠수함에 각각 탑재할 계획이며, 육군은 이동형미사일발사대(TEL)에 싣고자 한다. 육군의 경우 극초음속 미사일의 사거리는 1400마일(2253㎞)로 생각하고 있다. 서울에서 간쑤(甘肅)성 등 중국 내륙 깊숙한 곳까지 닿는 거리다.

당초 러시아와의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 때문에 미 육군은 극초음속 미사일 배치가 어려웠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2일 INF 조약에서 탈퇴한다고 밝힌 뒤 개발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미 육군은 2021 회계연도 4분기(2021년 7~9월)까지 극초음속 미사일 부대를 창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개발이 끝나지 않기 때문에 극초음속 미사일 부대는 실탄 없는 발사 훈련만 당분간 진행할 것이라고 서스굿 중장이 말했다. 빈 발사관에 실제 미사일과 똑같은 무게의 시멘트를 채워 실전 감각을 키울 것이란 얘기다. 미 육군은 2022 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 안에 실제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사 전문 자유 기고가인 최현호씨는 “미국은 INF 조약 탈퇴를 고려해 여러가지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며 “초음속 미사일이 INF 조약 탈퇴 후 미국이 가장 먼저 실전배치할 수 있는 체계”라고 말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지난 3일 "신형 정밀유도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 동맹국에 배치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지상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의 한국 배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상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을 쏘면 탄도미사일처럼 정점 고도까지 올라간 뒤 자유낙하하지 않고 대신 빠른 속도로 활공한다. 적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기 위해 지그재그와 같이 불규칙한 코스로 날 수 있는 기능도 갖고 있다. 최현호씨는 “미국은 당분간 극초음속 미사일에 재래식(비핵) 탄두만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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