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공단 폐수 취수장까지 역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금호강과 대구시의 온갖 하수를 뒤집어 쓴채 BOD가 20PPM까지 치솟아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낙동강물은 물금취수장부근에선 상수원수 수질한계까지 접근, 이대로 방치될 경우 3년후면 식수취수 부적격 위협까지 받고 있다.
대구에서 30∼40km를 흘러오는 동안 BOD 20PPM이었던 강물은 자정기능덕분에 6.9PPM까지 맑아진다.
그리고 황강과 남강물을 만나면서 창령군 남지읍에 이르면 4.8PPM, 밀양강이 합류되는 삼낭률에서는 4.2PPM으로 낮아져 영남의 젖줄은 2∼3급 상수원으로까지 회복되는 기미를 보인다.
그러나 부산시 상수도원인 물금취수장 부근의 BOD수치는 5.05PPM으로 껑충뛰어올라 상수원수의 수질한계치 6PPM까지 접근한다.
물금취수장은 78년 당시만해도 BOD 1.9PPM의 2급원수 수준이었으나 85년엔 4.24PPM으로 악화됐고 화학적 산소요구량(COD)도 78년 1.43PPM에서 지난해엔 6.9PPM으로 높아져 2급공급용수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던 낙동강물이 사상·강림·신평공단의 물을 낙동강으로 뿜어내는 감전·엄궁배수시 부근에 당도하면 검붉은 핏빛처럼 변한채 그 생명력을 다하고 죽음의 물이 되어 남해로 흘러든다.
최근 실시한 수질검사결과 감전배수지의 수질은 2백41.2PPM, 엄궁배수지 부근은 1백55PPM.
물고기 1마리, 물한포기 자랄수 없을 정도로 되어버린 것이다. 감전배수지의 경우 일반세균이 ㎖당 3만5천마리에서 1백50만마리까지 검출돼 그야말로 세균의 온산지로 변했다.
대장균도 1백㎖당 최고3백만마리까지 검출돼 3급원수 기준치 5천마리를 30배나 초과한다.
그 넓은 낙동강이 온통 시커먼 색깔과 흰거품덩이로 뒤덮여 죽어가고 있는 현장이 바로 이곳이다.
낙동강 하류의 가장 큰 오염원은 부산사상·강림·신평공단에서 하루 32만t씩 쏟아지는 각종 폐수들.
사상공단주변 장림·하단·삼악동의 주민들은 공단에서 흘러드는 각종 몌수때문에 10여년전까지만해도 기름진 농토였고 수많은 물고기가 뛰놀았던 어장을 망쳤다고 시급한 대책을 호소한다.
석유·화학·기계금속등 2천4백여개나 들어찬 각종 공장에서 배출된 폐수로 낙동강 하구일대는 강물이 꺼멓게 변한데다 악취가 코를 찌른다.
구포둑에서 내려다 본 낙동강에서 내려다 본 낙동강물은 거대한 먹물의 흐름을 연상시킨다. 둑밑으로 쑥쑥 비어져 나온 20여개의 하수구에서 온갖 더러운 물이 그대로 샛강으로 떨어지며 이 샛강은 바로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백양산에서 흘러오는 운수천도 샛강만큼 낙동강을 검게 만들고 있다.
20년전까지만해도 물고기를 잡을만큼 깨끗했던 운수천은 이제 녹물같이 변색된데다 온갖폐유덩이로 가득찬채 낙동강으로 가기 위해 감전배수지로 흘러간다.
또 학장동 주물단지와 사료공단사이를 흐르며 각종폐수를 받아 흐르는 학장천도 엄궁배수지에서 낙동강으로 합류한다.
강의 흐름상 감전·엄궁배수지는 분명히 부산시민의 상수원수를 뽑아올리는 물금취수장보다 하류이나 삼낭률을 지나면서부터 낙동강은 경사가 평탄해져 거의 해면높이만큼 낮아져 만조가 되면 강물은 그 흐름이 거꾸로 바꿔어 버린다.
사상공단의 온갖 폐수와 부산시의 생활하수를 뒤집어 쓴채 죽어버린 강물이 바다가 아닌상류의 삼낭률까지 하루에도 두번씩 역류, 상류로 오염을 확대시키기도 한다.
부산시가 내년 11월에 완공할 예정으로 있는 장림하수 종말처리장에 거는 부산시민들의 기대는 그만큼 절실하다.
또 낙동강 최대의 지류이며 경남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남강은 아직까진 수질이 괜찮은 실정이지만 안심할 형편만은 아니다.
남강도 상류의 진주에서 하루7만2천t의 생활하수를 쏟아내고 상평공단에서도 1만8천t의 폐수가 유입되고 있어 급격히 오염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부산=조광희·창원=허상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