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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초청한 더페스타 찾아갔지만···또 '노쇼' 당한 소송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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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중 벤치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중 벤치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에서 두번 다시 이런 부당 이득을 취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일개 클럽(축구단)에 무시당한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김민기 호날두 사태 고소인 카페 법률지원단장)

1일 정오 서울 강남구 세곡동의 한 건물 앞에서 '호날두 사태' 소송단이 기자회견을 열고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한국프로축구연맹을 규탄했다. 이 건물 3층에는 더페스타의 사무실이 입주해있다.

호날두 사태는 지난 26일 방한한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와 '팀K리그'(한국 프로축구리그 대표팀)의 친선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경기 지연과 팬 미팅 지연에 화가 났던 6만5000명 관중은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자 '기만행위'라며 반발했다.

"호날두 팬심 이용해 고가 티켓 팔아"

1일 낮 12시10분 호날두 사태 소송단 관계자가 더페스타 사무실에 노크하고 있다. 10여분간 기다렸으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남궁민 기자

1일 낮 12시10분 호날두 사태 소송단 관계자가 더페스타 사무실에 노크하고 있다. 10여분간 기다렸으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남궁민 기자

소송단의 법률지원단장을 맡은 김민기 변호사는 "더페스타는 호날두에 대한 팬심 이용해 비싼 티켓을 팔고 '호날두 45분 출전'이라는 허위 과장광고를 했다"며 "호날두는 팬들을 무시한 채 1초도 뛰지 않아 팬들을 기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소송단의 목표는 우선 피해자들이 손해배상과 위자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또한 빠른 대응으로 대한민국에서 두번 다시 이런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기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송단은 더페스타에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축구협회, 유벤투스와 맺은 계약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호날두 노쇼'가 사태의 책임이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중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송단은 이와 함께 티켓값 전액 환불과 대국민 사과도 요구했다.

지난달 29일 소송단은 친선경기를 관람했던 2명을 고소인으로 해서 인천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단 측이 밝힌 손해배상 요구액은 1인당 107만1000원으로 티켓값 7만원과 수수료 1000원, 위자료 100만원이 포함됐다.
소송단 측은 현재 카페 가입자는 150명에 이르고 문의도 수십명 씩 이어진다며 2,3차 추가 고소를 예고했다. 현재 더페스타 측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모임은 3곳이어서 연이은 고소가 예상된다.

굳게 닫힌 더페스타 사무실 

1일 낮 12시10분 찾은 더페스타 사무실 문 앞에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보낸 내용증명 우편 안내문이 붙어있다. 남궁민 기자

1일 낮 12시10분 찾은 더페스타 사무실 문 앞에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보낸 내용증명 우편 안내문이 붙어있다. 남궁민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소송단은 면담을 위해 더페스타 사무실로 이동했다. 김 변호사는 여러 차례 문을 두드리며 기다렸으나 사무실에서 인기척은 들리지 않았다. 사무실 문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서울월드컵경기장 운영사무실이 각각 보낸 내용증명과 등기 도착 안내서가 붙어있었다.

김 변호사는 "(우편물 안내문을 볼 때)더페스타가 피해자는 뒤로한 채 그들만의 위약금 파티를 시작한 것 같다"며 "문이 굳게 잠겨있는 거 볼 때 대표가 해외 도주하거나 그의 자금을 은닉시킬 위험도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소송단은 추가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소송단 관계자는 "유벤투스나 연맹에 대한 소송도 가능하다"면서 "특히 사태의 정점에는 한국축구협회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다음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벤투스는 노쇼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지난달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아 아넬리 유벤투스 회장은 "호날두는 피로가 쌓였고, 의무적으로 쉬어야 했다"며 "팬들을 무시하는 무책임하고 거만한 행동이라는 한국프로연맹의 항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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