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거친 자유노조기관지 편집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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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후 폴란드 최초의 비 공산정부를 이끌게 된 타데우츠 마조비예츠키(62)는 그 동안 수상후보로 거명됐던 3명중 가장 지명도가 낮은 인물. 하지만 바웬사의 측근 브레인으로 바티칸 로마교황청과도 긴밀한 유대를 가지고 있다.
변호사출신으로 현재 자유노조가 발행하는 주간지『티고드니크 솔리다르노스치』의 편집장을 맡고있는 마조비예츠키는 지난 57년 바르샤바 가톨릭 지식인클럽 (KIK)을 발족, 공산주의 이념에 대한 반대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지난 80년 그다니스크 레닌 조선소에서 파업이 발생했을 때 그는 60여명 지식인이 서명한 파업의 평화적 해결촉구 서한을 기초했으며 이어 자유노조 탄생에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당시 그는 파업노동자들의 자문역인 전문가위원회 의장으로서 자유노조와 지식인 그룹을 연대시키는 교량역을 훌륭히 해냄으로써 바웬사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얻었다.
81년12월 야루젤스키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했을 때 투옥돼 1년간 옥고를 치르기도 한 마조비예츠키는 석방 후로도 줄곧 바웬사의 측근 보좌역으로 활약해오고 있다.
그는 자유노조의 핵심인물로서는 이례적으로 지난 6월 총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으며, 계엄령당시 군사정부에 의해 폐간 당한 자유노조 기관지를 복간시켜 그 발행에만 전념해왔다.
언론에 대한 마조비예츠키의 집념은 각별한 것이어서 60년대 10년 동안 재야 가톨릭 단체에 관계하면서 월간지 비에즈 (연계)를 발간, 정부당국이 금지한 작가의 작품들을 과감히 게재하는 용기를 보였다.
최근 그는 자신이 이끄는 자유노조 기관지의 복간에 대해『자유노조 기관지가 상점의 진열대 위에 다시 모습을 나타낸 것이야말로 자유노조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고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말함으로써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강한 긍지를 밝힌바있다.
훤칠한 키에 무거운 입을 가진 겸손하고 신중한 인물인 마조비예츠키가 앞으로 걸어야할 길은 그전에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전인미답의 새로운 길이기에 그만큼 그에 대한 기대는 크고 무겁다. <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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