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판가름…여도 야도 놀랐다|「영등포 을」개표장·각 후보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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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노태우 대통령과 4당대표들은 영등포 을 재선거 결과를 각기 분석하고 앞으로 정국향방에 미칠 영향을 나름대로 가름.
노태우 대통령은 19일 오전 청와대로 올라온 민정당의 박준규 대표·이종찬 사무총장에게『이번의 승리는 안정 속에서 민주화를 이뤄나가라는 뜻』이라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
노 대통령은『4당 구조하에 각 당이 총력을 경주한 가운데 민정당이 도시에서 대승을 거둔 것은 앞으로의 정국운영 방향에 큰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는 박 대표의 보고를 수긍.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19일 아침 당사에 나와『오늘은 대변인 성명으로 끝냅시다』며『후회 없는 노력을 했으나 성공 못해 지지한 선거구민에게 죄송하다』는 소감을 피력.
김 총재는『민정당 측에서 총무회담 등 대화재개의사를 표명했는데…』라는 질문에『그쪽은 당선돼 이것저것 여유가 있겠지만…』이라며『공식입장은 내일아침 대책을 논의한 뒤 21일 밝히겠다』고 예고.
민주당의 김영삼 총재는 19일 오전까지도 자신의 입장표명을 유보.
그러나 민주당은 이원범 후보가 예상외의 결과로 패배하자 당 지도부는『안정을 바라는 지지세력이 분열, 평민당을 견제하기 위해 민정당을 지지했다』고 분석했으나 소장파의원들은『당 지도부의 노선이 불투명해 국민이 준엄한 심판을 내린 것』이라고 비난해 내분현상.
공화당 김종필 총재는『이번 선거는 공명선거가 아직 요원한 과제임을 보여줬다』고 지적하고 조속히 선거법개정을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라고만 언급.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박상웅 후보가 고영구 무소속후보의 표에도 못 미치는「대패」를 한데 대해 그 원인을 일단 타당의 탈법선거 때문으로 설명.

<김현일·박보균·김용일·노재현·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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