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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번엔 흑인의원 겨냥해 "잔인한 불량배" 트윗비난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윗 공격 대상이 된 엘리자 커밍스 하원의원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윗 공격 대상이 된 엘리자 커밍스 하원의원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인종차별 논란을 부추긴다는 비난에도 아랑곳 않고 이틀째 민주당의 흑인 중진 엘리자 커밍스 하원의원에 대한 트윗 공격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윗을 통해 "사실(facts)은 말보다 훨씬 힘이 있다. 민주당은 늘 '인종 카드'를 꺼내드는데 우리나라의 위대한 흑인들을 위해 하는 건 사실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커밍스는 크게 실패했다. 커밍스가 지역구와 볼티모어시에서 한 일은 엉망이었다는 사실을 누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설명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인 커밍스 의원은 메릴랜드 볼티모어에서 태어나 1996년부터 볼티모어 절반 이상이 포함된 지역구 하원의원으로 일해왔다. 커밍스 지역구의 유권자는 흑인이 약 52%, 백인이 약 36%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커밍스는 남부 국경경비대의 위대한 대원들에게 고함치는 잔인한 불량배"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의 지역구인 볼티모어는 쥐가 들끓는 역겨운 난장판이다. 누구도 살고 싶어하지 않는 미국 최악의 지역"이라고 비난했다.
커밍스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트럼프 저격수'로 통한다. 트럼프의 강경 이민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으며, 이민자 수용시설에서의 부모와 아동 격리에 대해선 "국가 주도의 아동학대"란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그가 이끄는 감독개혁위는 백악관 고위 보좌진이 공무에 개인 e메일을 쓴 의혹,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가 시절 회계비리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눈엣가시 같은 커밍스 의원에게 비난을 쏟아붓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14일 민주당의 진보성향 유색 여성의원 4인방에게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며 인종차별적 비난을 한 뒤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했기에 이번에도 흑인인 커밍스 의원을 겨냥해 같은 효과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유색 여성의원 4인방에 대한 인종차별적 트윗 후 실시된 PBS방송·NPR라디오 여론조사에서 국정지지도가 자체 최고치인 44%를 기록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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