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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 “일본 수출규제, 글로벌 ICT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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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 전자산업계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 우려를 표명하고 문제를 신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재계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애플·아마존 속한 6개 단체 #한·일 정부에 “조속 해결” 공동서한 #“반도체 공급망 긴밀히 얽혀” 강조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와 정보기술산업협회(ITI), 전미제조업협회(NAM), 반도체장비재료산업협회(SEMI), 컴퓨터기술산업협회(CompTIA), 소비자기술협회(CTA) 등 6개 단체는 24일(한국시간)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과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에게 공동서한을 보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서한에 서명한 SIA에는 퀄컴·인텔 등이 가입해 있는 등 이들 6개 단체는 애플·구글·아마존 등 미국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아우르고 있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잠재적인 (반도체 소재) 공급 중단과 수출 지연으로 세계 경제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해당 문제가 신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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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특히 반도체 부품의 글로벌 공급망이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전 세계 ICT 산업과 제조업계는 핵심부품과 기술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공급망에 의존적”이라며 “특히 한국과 일본은 이런 세계 가치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일방적이고 불투명한 수출 통제 정책으로 (반도체 부품) 선적이 지연되는 등 공급이 차질을 빚게 되면 일본·한국의 회사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련 업계와 노동자도 장기적으로 피해를 본다고 밝혔다.

미국 산업계의 이 같은 조치는 반도체 가격 상승 등 업계가 입을 수 있는 실질적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닷새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유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경제통상 분야에서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 글로벌 경제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미국 측 인사에게 적극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2주 전 김현종 2차장의 방미 활동과 비교해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은 한 2주간 반도체 가격이, D램 가격이 23% 인상됐다”며 “이런 부정적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엄중한 인식을 갖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주요국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적극 설명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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