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 나왔던 한빛 4호기에 깊이 157㎝ 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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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2017년 원전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 내에서 버려진 망치가 나왔던 한빛원전 4호기의 격납건물에서 깊이가 157㎝에 달하는 구멍이 발견됐다. 격납건물의 두께는 168㎝이기 때문에 내부 구멍이 발견된 부분의 두께는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원전서 발견된 것 중 최대 #원안위 “20여년 가동한 건 심각”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는 24일 한빛4호기의 주증기 배관 하부에서 이런 공극(空隙)이 발견됐고 추가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157㎝ 깊이의 공극은 지금까지 국내 원전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크다. 공극 발생의 원인은 건설 당시 콘크리트 다짐 불량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빛4호기는 2017년 5월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이후 최근까지 계속 공극과 이물질이 발견되면서 2년 이상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시작은 2017년 6월이었다. 원기둥 모양의 격납건물 상단 부분 둘레에 깊이 20㎝의 구멍이 고리처럼 나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후에도 최근까지 한빛 4호기 격납건물에서는 공극이 총 102곳이 나왔으며, 이 가운데 20㎝가 넘는 대형 공극도 24곳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9월부터 점검 중인 한빛 3호기 격납건물에서도 공극이 98곳(20㎝ 이상 57곳)에서 발견됐고, 최대 크기는 45㎝였다. 한빛원전 관계자는 “격납건물의 구조적인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보강공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손명선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정책국장은 “원전사고시 내부에서 발생한 방사능 물질의 외부누출 등을 막아주고 지진, 태풍 등 외부충격에도 견고히 견딤으로써 원자로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며 “2017년 이후 한빛 4호기가 공극이 대거 발견되기 전까지 20여년 동안 원전을 가동해왔다는 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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