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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국서 한국 배제, 아베 휴가 뒤 8월 초 결정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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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수출 관리에서 우대조치를 부여하는 화이트국가(안보우호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실시 중인 여론 수렴(퍼블릭 코멘트) 절차가 24일 종료된다. NHK는 앞서 23일 “정책 관련 퍼블릭 코멘트로는 이례적으로 1만 건이 넘는 의견이 쇄도했고, 한국을 배제하는 데 찬성하는 견해가 대부분”이라고 보도했다.

각의 통과 땐 내달 말부터 시행 #의원단 방일 31일이 마지막 기회

일본 정부는 관련 시행령(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각의(우리의 국무회의)에서 결정한 뒤 3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해당 조치를 발동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 당국자는 지난 22일 한국 기자 상대 설명회에서 “퍼블릭 코멘트 하나하나를 확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로서의 견해를 알려야 하는 것도 있어서 (각의 결정까지)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며 “퍼블릭 코멘트 직후에 각의를 바로 여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통상 각의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열린다. 7월 말엔 26일과 30일, 8월 중순까지는 2일, 6일, 9일, 13일, 16일에 각의가 열린다. 그런데 참의원 선거를 치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4일 오후부터 다음주 초까지 5~6일간 여름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도쿄 인근 야마나시(山梨)현의 별장에 머무른다.  “아베 총리가 휴가로 슬쩍 자리를 비우고 나머지 각료들이 26일 각의에서 안건을 기습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지지통신은 “26일엔 각의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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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일본 소식통은 “경제산업성 내부적으로는 다음주에 여론 수렴 결과를 발표한 뒤 8월 초순 각의 결정을 거쳐 8월 말에 시행한다는 일정을 마련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각의가 열리는 요일이 바뀌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현재 경제산업성의 계획대로라면 이달 30일보다는 다음달 2일, 6일, 9일이 각의 결정의 D데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본 정부 내의 기류는 한국 측에서 징용 문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제안을 하지 않을 경우 당초 계획대로 화이트 국가에서의 한국 배제 조치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NHK는 “경제산업성은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달 중이라도 한국이 우대조치 대상국에서 빠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되면 이미 수출규제가 강화된 반도체 재료 등 3개 품목 외에도 군사전용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많은 품목에 대해 일본 정부가 (업체에) 개별적인 수출 허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의 휴가와 경제산업성의 향후 계획을 볼 때 서청원·김진표·강창일·지상욱 의원 등이 포함된 국회 대표단의 방일(7월 31일~8월 1일)은 화이트 국가 배제 조치의 각의 결정 보류를 위한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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