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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서신 왕래 발언, 김 위원장 친서? 북미 막후 접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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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최근 북한과 아주 긍정적인 서신 왕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무협상은 북한이 준비될 때 할 것"이라고 말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최근 북한과 아주 긍정적인 서신 왕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무협상은 북한이 준비될 때 할 것"이라고 말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최근 북한과 긍정적인 서신 왕래가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친서 교환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실무협상은 "북한이 준비가 될 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한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인 동맹과 관련한 실무협상을 지연하는 상황과 관려해 북·미가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金 친서인지, 참모 간 연락인지 답 안해 #"실무협상, 북한이 준비될 때 우린 갈 것" #폼페이오 "판문점 이후 북한과 많은 논의, #북한 협상에 다른 입장 가져오길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견에서 북·미 실무협상 일정이 잡혔는지 묻자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갖고 있고 그들은 아마도 만나고 싶어할 거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약간의 서신 왕래(correspondence)가 있었다"며 "우리는 북한과 매우 긍정적인 서신 교환을 했다"고 소개했다. "다시 말하지만 핵·미사일 시험도 없고 아무일도 없다"며 "우리는 어느 시점엔 (실무협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준비가 될 때 우리는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서신 왕래에 대해 본인과 김 위원장과 서신 교환인지, 참모들 사이의 서신 교환인지 추가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김 위원장 친서인지 여부에 대한 확인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만약 김 위원장의 친서가 오갔다면 판문점 회동 전 6월 중순 자신의 생일 축하 친서와 답장이 오간 뒤 한 달여만에 친서 외교가 재개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아주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I did receive a beautiful letter)라는 직설적인 표현과는 달리 서신 교환이라고만 표현해 북·미 간 전통문 형식의 연락이 오갔을 가능성도 있다. 미 국무부와 북한 외무성 사이에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물밑 논의를 언급한 것일 수 있다는 뜻이다.

해리 카자니스 미국 국익센터 한국담당 국장은 이에 "백악관과 국무부가 실무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뉴욕의 북한 유엔대표부와 직접 대화를 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당면한 문제는 의미있는 한·미 연합훈련을 모두 중단하라는 북한의 비현실적 요구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실무협상 날짜와 시간을 주지 않으면서 게임을 하려 한다면 훈련은 진행해야 한다"며 "대신 훈련이 시작되는 8월 5일 전에 협상 날짜를 준다면 실무협상 중엔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판문점 회동 이후 막후에서 진행중인 일들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무부는 북한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우리 팀들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로 약속했고 우리가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며 "그들이 협상에 나올 때는 다른 입장을 가져오길 바란다"고 했다. 북한에 영변을 넘어선 전향적인 입장을 요구하는 동시에 북한의 동맹 훈련 연계로 실무협상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일 수 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북한 사람들이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한 약속을 이행하기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일은 김 위원장이 약속했다는 의미에서 간단한 과제"라며 "그는 싱가포르 성명에도 담았고, 비핵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라고 하면서다.

폼페이오는 CBS방송과 인터뷰에서도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DMZ)를 넘은 건 역사적이었고, 우리가 협상을 계속할 기회를 열어준 점에서 중요하다"며 "협상이 곧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은 정확히 북한이 세계에 대한 위험을 훨씬 줄이는 방식으로 정확히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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