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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평|『비닐우산』현대 문명의 나약함 풍자|『벼농사』자연과 사람의 조화 노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생물학자 린네박사의 학설에 따르면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들 가운데 가장 불완전하고 미완성적인 존재가 사람이라는 동물이라고 한다.
먹이를 구한다든가, 적의 공격을 방어할수 있는 무기(날카로운 뿔·이빨·발톱등)를 가지고 있지 못하며, 체온을 스스로 조절할 능력도 없을뿐만 아니라 과장해서 20년 가까이 길러놓아도 자립(자급자족)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 인간들이 거드름을 피우고 목에 힘을 주는것을 보면 우습기까지 할 때가 있다.
지금 장마철에 접해 물난리를 겪고 있는것만 보아도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하는 것을 알수 있다.
고태임의 <일기예보>는 꼭 이번 장의 홍수를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그들의 지식을 동원해 문명을 자랑하지만 결국 뼈마디 쑤셔오는 신경통이나 청개구리 울음소리에도 못미침을 노래하고 있어 묵시적인 제목이라 할수 있다.
김금선의 <비닐우산>도 현대를 지탱하기에는 너무 여리다는 문명에 대한 인식이다.
비록 비닐(문명)우산이 때때로 편리함을 주지만 문명 그자체만으로 현대라는 시대의 고개를 넘기엔 벅참을 지적한 작품이라 하겠다.
채명호의 <벼농사>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비의 고마움과 자연의 힘에 어찌할 수없는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 가뭄의 재해도 인간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것이며 이를 해소해 주는것은 오직 자연의 힘뿐이라는 것이며 이 자연과의 조화속에서만이 우리는 행복할수 있을것이다.
윤석중의 <휴가>는 생활의 정을 깔끔하게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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