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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주도권 걸려 총력전|영등포을 재선 D-3|여야,타락난무속 "사생결단"|선관위, 탈법사례 100건 폭로키로|「대통령편지」막판 새 불씨로 등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영등포을구 재선거가 15일 유세를 끝으로 3차례에 걸친 합동연설회를 모두 마치고 마지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합동연설회는 원색적인 상호비방과 동원군중들간의 집단 편싸움으로 얼룩졌고 서경원사건과 평민당 김대중총재 입건사태로 재선거결과가 정국풍향과 관련돼 정파들간의 사생결단의 총력전으로 변질돼 과열과 혼란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번 재선거의 당락및 득표순위가 곧바로 각 정파들에 대한 중간채점이되는데다 향후정국 동향에대한 정치예고지표의 의미를 안고있는데 특히 선거결과에 따라 치명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민정·평민당은 필사적이다.
민정의 경우 서의원사건으로 힘들게 거머쥔 정국주도권을 계속 견지해나가고 아울러 평민측에 반격의 빌미를 주지않기 위해서는 결코 놓쳐서는 안될 한판승부가 돼버린 셈.
이에반해 궁지에 몰려있는 평민당과 김대중총재는 어떻게해서라도 당선을 시켜야 반전의계기를 잡아볼수 있다는 측면에서 역시 사활을 걸고있다.
민정당과 평민당은 서로 선거전이 민정-평민 2파전으로 압축됐다며 나웅배후보(민정)는 이번선거를 민주세력대 좌익세력으로 몰아가고 있고 이용희후보는 민주내 반민주의 대결이라고 선전.
새로운 정치세력의 진출가능성을 타진하는 범민주 고영구후보측은 기성 4당체체를 모두 비판하고 나섰는데 뚜렷한 색깔을 못내세우고 있는 이원범(민주)·박상웅(공화)·김형주(무) 후보는 현정권과 다른당을 좌충우돌식으로 난타.
○…민정당이 준비하고 있는 막판3일 득표작전은 군사작전을 방불케할 정도.
우선 전당직자·의원·사무처직원들은 15일부터 출근을 1시간씩 당기는한편 주야를 가릴것없이 전의원이 동별로 지역협의회사랑방좌담회에 나가도록 했고 불참자에게는 당차원에서 경고를 내린다는 방침.
투표 이틀전인 16일부터는 표지키기 작전에 들어가 9개동 1천여명의 당원을 5∼6명 1개조의 순찰조로 편성, 밤샘을 하면서 특히 대림·신길동의 달동네를 중심으로 금품살포 감시에 주력한다는 계획.
투표당일에는 화이트칼러층의 기권율이 높을 경우 불리해진다는 판단에 따라 여의도아파트를 중심으로 『참정권행사』 캠페인도 벌인다.
평민당의 막바지 전략은 한마디로 「호남인의 대궐기」작전. 즉 유권자의 25%에 육박하는 호남출신들을 더욱더 「똘똘뭉치게」 한다는 것이 계획의 골자다.
이를 위해 김대중총재가 직접 발벗고 나섰는데 김총재는 선관위경고도 아랑곳하지않고 15일부터 아예 당무를 젖혀두고 운동학차림으로 관내 서민층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표밭갈이에 전념. 대통령선거때 김총재가 이곳에서 받은 호남표 4만3천표를 다시 받으면 당선 이 무난하다는 계산때문이다.
민주당은 14일 반폭력선언을 하고 김영삼총재도 선거구방문계획을 취소하는등 과열방지의모범을 보이면서 공명선거쪽을계속 홍보, 여론의 반부정·폭력 흐름을 타겠다는 입장.
따라서 15일유세에서도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고」집단충돌에 말려 들지 않음으로써 깨꿋한 이미지를 부각시켜 「의식의 중산층」 들의 표를 확보할 생각이다.
공화당은 선관위의 고발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을 최대로 알려 반민정·평민의 표 흡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
무소속 고영구후보측은 15일부터 이미 확보해 놓았다는 2만2천3백4명의 추천인들을 설득, 『한표씩 더 끌어모으기운동』 을 편다는 것.
고후보측은 또 20∼30대 유권자들이 전체의 58·9%에 달하는것을 고려, 기권방지에 주력하고있다.
12명으로 구성된 불법선거운동감시단이 고성능카메라및 녹음기등을 갗추고 1백여건이 넘는 탈법행위 물증을 확보, 폭로할 예정.
○… 잇단 유세장 폭력에대한 선관위의 14일자 고발조치는 어느정도 사태의 재발이나 악화를 억제시키는 진정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
동해재선거시 7명의 후보자가 전원고발되는 불상사에 이어 또다시 선관위가 칼을 빼들자 해당후보들은 다소 위축되는 기색이 역력한데 이회창중앙선관위원장의 등잠이후 기세가 등등해진 선관위측은 재재선거까지 가더라도 공명선거분위기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
그러나 각당들은 일견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나중에야 어쨌든」이라는 심리로 총력전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심산.
따라서 15일 마지막 유세장에 다시 폭력 등장여부가 관심인데 나머지 기간중의 선거운동은 지금까지보다 더 음성화내지 지능화될 것이라는 전망.
또 노태우대통령의 편지를 놓고 각당이 고발하는등 새로운불씨가 등장해 이것이 막판선거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거리다. <김용일·노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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