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빛」…「Z」입자 유럽과학자 생산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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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네바 AP=연합】유럽 과학자들은 14일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지방에 있는 세계최대의 입자가속기를 이용, 우주생성의 근본 원리를 해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Z」입자를 대량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 (CERN)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13일 저녁 전자-양전자를 서로 충돌시키는 대형 원자분쇄기 (LEP)를 성공적으로 가동시켜 16분만에「Z」입자의 생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CERN은 오는 가을까지 매일 수천 개의「Z」입자를 생산, 이 분야에서 경쟁상대가 되고있는 미국의 스탠퍼드 라이너 연구팀을 앞서게 됐다고 밝혔다.
유럽의 14개국이 7억9천만달러를 공동으로 출연해 8년간에 걸쳐 건설한 CERN의 가속기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입자충돌기로 이제까지 인류가 만든 최대의 과학실험실이다.
과학자들은 이 가속기를 가동해 만들어낸「Z」입자를 연구하면 1백50억년 전 대 폭발과 함께 진행된 우주생성 직후에 있었던 물질의 과밀현상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발표에 대해 김제완 교수(서울대)는『Z입자는「무거운 빛」의 일종으로 수년 전부터 관찰해온 것』이라며 『그 동안은 미국에서 1년간 약 5백개 정도의 Z입자를 생산하는데 그쳤으나 CERN이 수천 개의 대량생산에 성공함으로써 Z입자의 붕괴나 질량 등을 상세히 연구할 수 있는 편리한 수단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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