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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도 도루할 수 있다? MLB의 야구 실험

중앙일보

입력

전세계 최초로 1루 도루에 성공한 야구 선수 토니 토마스. [애틀랜틱 리그 홈페이지 캡처]

전세계 최초로 1루 도루에 성공한 야구 선수 토니 토마스. [애틀랜틱 리그 홈페이지 캡처]

"제 아무리 발이 빨라도 1루는 훔칠 수 없다." 야구계에서 흔히 통용되는 격언이지만, 이 말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메이저리그에서 '1루 도루'란 실험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로봇 심판도 등장하는 등 다양한 규칙 적용

미국 독립리그 중 하나인 애틀랜틱 리그 소속 서던 메릴랜드 블루캡스의 토니 토마스는 지난 14일(한국시각) 랭커스터 반스토머스와 경기에서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토마스는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2구가 공이 빠지자 재빨리 1루로 향해 뛰었다. 야구 역사상 최초의 1루 도루였다. 토마스는 "공이 뒤로 빠졌을 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달렸다"고 말했다. 기록원은 포수가 잡지 못했다는 이유로 야수 선택을 줬다.

현행 규칙상 도루는 1루에서 2루, 2루에서 3루 등 앞으로만 허용된다. 2루에서 1루로 돌아가는 역주도 금지되어 있다. 타자주자가 1루로 갈 수 있는 건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3스트라이크가 선언됐을 때 포수가 공을 잡지 못하는 '낫아웃' 때만 가능하다. 이 경우엔 타자의 삼진으로 기록된다.

MLB 사무국은 올해 2월 애틀랜틱 리그와 제휴 협약을 맺고 3년 간 다양한 야구 규칙을 시험하기로 했다. 1루 도루가 그 중 하나다. 애틀랜틱 리그는 지난 12일 후반기부터 1루 도루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볼 카운트에 상관없이 투수가 던진 공을 포수가 놓치면 곧바로 뛸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1일(한국시각) 최초로 로봇 심판이 도입된 경기에서 주심으로 나선 브라이언 드브로워. 귀에 리시버를 꽂은 채 로봇이 내린 판정에 따라 스트라이크와 볼을 콜 했다. [AP=연합뉴스]

지난 11일(한국시각) 최초로 로봇 심판이 도입된 경기에서 주심으로 나선 브라이언 드브로워. 귀에 리시버를 꽂은 채 로봇이 내린 판정에 따라 스트라이크와 볼을 콜 했다. [AP=연합뉴스]

MLB의 실험은 이것 뿐 만이 아니다. 로봇 심판이 대표적이다. 주심은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 때 레이더 기반의 타구·투구 궤적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의 도움을 받는다. 판단은 로봇이, 선언만 사람이 하는 것이다. '시프트 금지'도 있다. 2루 왼쪽과 오른쪽에 반드시 2명씩 내야수를 배치하는 것이다. 시프트 자체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주지만 경기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그 밖의 규칙 다수도 경스피드업(경기 시간 촉진)과 관련된 것이 많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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