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내 보톡스 시장 40% '메디톡신'…임상 단계서 벌어진 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메디톡스 보툴리눔 톡신 A형 '메디톡신'. [뉴스1]

메디톡스 보툴리눔 톡신 A형 '메디톡신'. [뉴스1]

제약사 메디톡스가 보톡스로 불리는 보톨리눔 톡신 제재 '메디톡신'을 보건당국 허가 전 시중에 불법 유통했다고 10일 KBS가 보도했다. 안정성이 검증되기 전 성형외과·피부과 등에서 의약품으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메디톡신은 국내 보톡스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2006년 3월 메디톡신을 국산 보톡스 제품 1호로 허가 받고 생산을 시작했다.

불법유통에 대한 폭로는 메디톡신이 임상 단계를 거치던 2003~2005년 메디톡스에 근무했던 직원으로부터 나왔다. 당시 시험용 샘플을 병원에 전달하거나 부하 직원을 시켜 배송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그의 증언이다. 이 직원은 "문제가 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단속하고 서류도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직원이 가장 많은 메디톡신을 전달했다고 밝힌 피부과에서도 메디톡신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이 피부과 직원은 "샘플은 받았고, 테스트를 해달라고 해서 그 회사 관계자들에게만 놔줬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피부과에 제품을 제공한 것은 맞지만 회사 관계자들이 효능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시술을 부탁하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품목 허가를 받고 난 뒤에도 문제는 있었다. 메디톡신 생산 시설에 기준치 이상의 균이 검출돼 메디톡스가 스스로 '부적합'이라고 인정했음에도 생산시설이 계속 가동된 것이다. 2006년 작업장에 대한 환경시험 결과 기준치 이상의 균이 검출됐고 2007년 작업장 환경시험에서도 오염원이 검출된 것으로 기록됐다. 메디톡스는 환경시험 결과를 조작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은 철저한 무균상태여야 하지만 메디톡스가 이를 지키지 않고 생산해 제품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이와 관련한 문서의 보관 기한 7년이 지난 탓에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남아있는 최근 자료로는 모든 의약품이 제조와 시험 기준에 적합했다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의 덕에 시가총액 약 2조 6000억원, 코스닥 상장기업 중 5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