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재용 "가장 신경쓴다"던 美선밸리도 불참···日에 올인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7일 밤 하네다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7일 밤 하네다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흘째 일본 출장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개막한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 불참한다. 일본에 아직 남아있는 비즈니스 일정 때문이라고 한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미국 투자은행(IB) 앨런앤드코가 미 중서부 아이다호 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일주일간 개최하는 비공식 사교모임으로 세계 주요 ITㆍ금융ㆍ미디어 종사자 200~300여 명이 휴가를 겸해 모인다. 이 부회장은 2002년 국내 인사로는 처음으로 이 행사에 초청받았다.

선밸리는 애플-삼성 ‘세기의 소송’ 화해 마련한 자리 

5년 전인 2014년 이 부회장은 선밸리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이 만난 이후 애플과 삼성전자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철회했다. 두 사람이 만난 직전 해인 2013년에도 이 부회장은 선밸리에서 글로벌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직접 발표를 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 자신도 선밸리 콘퍼런스를 무척 챙겼다. 구속수감 중인 2017년 법정에서 “선밸리 콘퍼런스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다. 애플과 페이스북 등 20~30개 고객사와 만난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선밸리에서 이 부회장과 만난 뒤 미국 본사, 아태지역 본부 임원 등 약 40명을 이끌고 수원 삼성전자 본사를 찾았다.

5년 전인 2014년 7월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피케 셔츠 차림으로 티셔츠를 입은 팀 쿡 애플 CEO와 만났다. [중앙포토]

5년 전인 2014년 7월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피케 셔츠 차림으로 티셔츠를 입은 팀 쿡 애플 CEO와 만났다. [중앙포토]

2016년 벌어진 국정농단 사건 이후 이 부회장은 선밸리 콘퍼런스를 찾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고, 올해도 일본 정부가 최근 수출 절차를 강화한 반도체 첨단소재 3종(불화수소ㆍ포토레지스트ㆍ폴리이미드) 조달 문제 등으로 인해 비즈니스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규제 대상이 아닌 품목을 취급하는 일본의 소재 업체에까지 안정적인 납품을 부탁하는 취지의 e메일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 "삼성, 규제대상 이외 일본 기업에도 메일" 

이 부회장은 청와대와 재계 간 간담회가 있는 10일에도 일본 출장을 이어간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극자외선(EUV) 공정에 들어가는 포토레지스트를 만드는 일본 JSR의 대주주 브리지스톤 경영진과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JSR은 일본 이외에 벨기에 공장에서도 EUV용 레지스트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제3국에서 소재 조달 활로를 찾을 수 있다. 현재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공급하는 업체는 신에츠 화학, JSR 등 일본 기업 2곳과 미국의 다우케미칼 정도다.

관련기사

이외에도 폴리이미드를 만드는 스미토모화학의 자매사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등 일본 대형 은행 경영진과 만났을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일정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