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서 中 퇴출 요구한 홍콩 가수 '데니스 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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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제네바의 유엔 빌딩에서 홍콩 가수 데니스 호가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제네바의 유엔 빌딩에서 홍콩 가수 데니스 호가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 가수 데니스 호가 지난 8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 연설에서 "중국을 회원국에서 퇴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호는 이날 연설에서 홍콩의 민주주의와 인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홍콩정부가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추진한 것을 언급하며 홍콩의 인권 상황을 비판했다.

특히 "홍콩인들이 중국의 거짓된 '일국양제' 약속에 분노하고 있다"며 "중국이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홍콩의 자치는 약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 활동가들이 투옥됐거나 중국의 금서를 판매한 출판업자들이 실종됐던 일 등을 예로 들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가 2분간 발언하는 사이 중국 측이 호의 발언을 방해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관 다이데마오는 호의 발언을 두 차례 제지하며 "호가 홍콩과 중국을 나란히 언급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9일 정례 브리핑에서 호의 유엔 인권이사회 연설을 비판했다. 겅솽 대변인은 "호는 유엔 헌장과 인권이사회 규정을 위반했다. 그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고 중국 내정과 주권에 간섭하며 중국의 인권 상황을 비방한 것에 대해 중국은 단호히 반대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홍콩 가수인 데니스 호는 지난 2014년 홍콩의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에 참여했다가 이후 거대 중국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2016년에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랑콤이 호를 초청해 홍콩에서 콘서트를 열 계획이었지만, 중국에서 랑콤 보이콧 운동이 일자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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