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후 새 내각 출범부터 시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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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방인철 특파원】새로 발족한 일본 가이후 (해부) 내각의 각료 중 최소한 3명과 주요 당직자 2명이 리크루트사로부터 현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데다 가이후 수상 자신에 대한 여성 스캔들이 폭로됨에 따라 새 내각이 출범 초부터 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 10일 가이후 내각에 통산상으로 임명된 마쓰나가 히카루 (송영광)를 비롯, 야마시타 도쿠오 (산하덕부) 관방 장관, 이시이 하지메 (석정일) 국토청 장관 등 3명의 신임 각료들은 지난 6월 다케시타 (죽하) 수상의 사임을 몰고 온 리크루트사로부터 모두 1천7백여만원의 헌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가이후 수상도 이 회사로부터 1천4백40만엔을 받은 사실을 수상 선출 직전에 털어놓았으며 대장상에 기용된 하시모토 류타로 (교본용태낭)도 2백40만엔을 받았음을 시인한바 있다.
자민당의 주요 당직자로서는 간사장에 임명된 오자와 이치로 (소택일낭)가 2백만엔, 총무회장 가라사와 슌지로 (당택준이낭)가 50만엔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가이후 수상을 포함, 이들 7명이 리크루트사로부터 받은 액수는 우노 (우야) 내각 각료들이 받았던 액수의 5배가 넘는 3천6백40만엔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리크루트사로부터 헌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으나 특혜와 관련 없는 합법적 정치 헌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집중적인 정치 공세를 펼 것으로 보여 또 한차례 소용돌이 속에 휘말릴 것 같다.
일본 사회당의 대변인은 이와 관련, 『우리는 이 문제를 국회에서 다룰 것이다. 이는 합법성 여부가 문제가 아닌 도덕 문제다』라고 밝혀 리크루트 스캔들이 새로운 일본 정국의 불씨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가이후 수상이 취임 이틀째인 10일 한 모델과의 사이에 딸 1명을 두었다는 여성 스캔들이 일본 주간지에 의해 폭로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가이후 수상의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하고 있으나 우노 전임 수상의 여성 스캔들에 이어 사태의 전개에 따라서는 자민당 신 정권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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