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저질 프로그램도 문제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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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시사성 보도프로그램의 공정성 감시기능만 해오던 방송사 노조에서 비윤리적 저질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KBS노조는 지난 8일 열린 공정방송위원회에서 문제프로그램의 대표적 사례로 『자니윤쇼』와『쇼비디오자키』를 모니터한 결과를 회사측에 제시하고 비윤리적·폭력적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KBS노조는 기존의 공정보도 감시기능뿐만 아니라 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오락프로그램의 비윤리성·폭력성에 대해서도 공익성 차원에서 계도기능을 해나가기로 했다.
이에따라 KBS노조는 외부모니터를 활용, KBS방송전반에 걸쳐 모니터한 뒤 문제점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회사측에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시청자단체등 방송사 밖의 문제점 제시와 개선요구가 거의 제작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방송사노조의 이러한 움직임은 프로그램의 편성에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7월 26, 27일 방송된 『여름특집 자니윤쇼』가 외설적이고 7월23, 30일 방송된 『쇼 비디오자키』의 내용이 폭력적이라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자니윤쇼』의 경우 『잠자리에서 수영복 입지 마시고 작업복 입으시고 편안히 주무십시오』등 『잠자리에 든다』는 선정적 표현이 1회방송에 10여차례나 반복되었다. 또 자니윤은 『외국에서 외로워요』 『집에가면 벽을 보고 혼자 만담을 할수도 없고』등 자신의 독신을 강조하고 『잠자리를 여러분들하고 같이 할라고』등의 대사로 안방 주부들의 이탈심리를 자극했다는게 노조의 주장이다.
자니윤의 농담과 함께 보조진행자인 조영남의 진행도 무례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달 26일 방송에서 장기자랑에 나온 할머니가 자니윤과 나란히 서있는 것을 보고 『두분이 세트네요』라고 말하고 27일에도 방청객을 가리키면서『얼굴보세요. 바보같아 보이지요』라고 방청객을 우롱했다는 것이다.
『쇼 비디오자키』의 경우 언어폭력사례로「철없는 가족」에서 『이 지지배가』『꼴에 남자라고』 『너는 찌그러 져 』등이,「달빛 소나타」에서 『꼴값을 떨어라』 『에라이 도둑놈아』『요놈의 새끼』등이,「네로 25시」에서『이런 푼수때기 여편네가 있나』『이건 돌았구만 돌았어』『폐하를 짱구로 알아』등이 지적됐다.
이밖에 행위폭력(밀기·때리기·넘어지기등)과 유행어를 노리는 말장난, 남성의 여성분장, 선정적 표현등도 함께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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