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델, 중국 내 생산라인 30% 동남아로 이전…"무역전쟁 장기화 염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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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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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렛 팩커드(HP)와 델 등 미국 대형 컴퓨터사들이 중국 내 노트북 생산라인의 최대 30%를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3일 닛케이 신문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양사가 중국 장쑤성과 상하이, 충칭 등에서 전자기기 위탁제조 서비스(EMS)사에 주문 생산하는 노트북의 20~30%를 중국 외로 이관할 계획"이라며 "이는 대미 수출에 상당하는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유예했음에도, 미중 통상분쟁을 계기로 중국에 집중된 생산라인의 다각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매체에 따르면 이전 후보지로는 베트남과 필리핀·대만이 거론되고 있으며 벌써 이곳 제조거점에서 시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이르면 이달부터 9월 사이에 이전이 본격화 할 전망이다.

HP와 델 등은 "미중 무역마찰의 장기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미리 생산거점을 다양화해서 혼란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마존 닷컴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중국 내 태블릿과 게임기 등의 생산거점 분산을 주요 거래처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추가관세 대상을 컴퓨터와 게임기를 포함한 중국산 수입품 대부분으로 확대하는 4번째 제재조치의 발동을 보류했다.

미국 컴퓨터 전문 조사회사 IDC 통계에 따르면 세계 컴퓨터 출하량 1위는 HD가, 3위는 델이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 합쳐서 전체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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