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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백악관 실세' 이방카,'외교관' 구설수 알고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특별 세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를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잡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특별 세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를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잡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의 '외교관 행보'에 대한 비판론이 거세다.
외교관이 아닌 이방카 보좌관이 미국을 대표해 국제외교무대를 누빈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힐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지난 1일 G20정상회의에서 이방카 보좌관의 돌출 행동'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과 대화하는 모습의 영상 캡처. 왼쪽은 라가르드 총재, 오른쪽은 이방카 보좌관. 영상이 공개된 뒤 전문 지식도 없는 이방카 보좌관이 대통령의 딸이란 이유로 국제무대에서 미국을 대표하고 있다는 비난이 다시 불거졌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과 대화하는 모습의 영상 캡처. 왼쪽은 라가르드 총재, 오른쪽은 이방카 보좌관. 영상이 공개된 뒤 전문 지식도 없는 이방카 보좌관이 대통령의 딸이란 이유로 국제무대에서 미국을 대표하고 있다는 비난이 다시 불거졌다. [뉴시스]

이에 따르면 G20 회의 당시 영상 속에서 이방카 보좌관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대화 도중 맥락과 전혀 다른 발언을 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사회 정의에 대해 언급하자, 메이 총리는 "그것(사회 정의)의 경제적 측면을 얘기하기 시작하면 평소 관심 없던 사람들도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에 이방카 보좌관이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어  "국방 부문도 똑같다. 전체적인 생태계 측면에서 매우 남성 위주"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정상들이 어색한 반응을 보였다.
FT는 칼럼에서  "이 영상은 이방카 보좌관이 정상들의 토론에 끼어든 순간 정상들이 보인 '고통스러운 예의 바름'의 다양한 표현을 보여준다"며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나 짜증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이 영상을 공유하고 "누군가의 딸이라는 건 직업적 자격조건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세계가 나아가면 우리 외교적 지위가 훼손된다"고 꼬집었다.

CNN은 지난달 30일 남북미 회동 당시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이자 딸, 이번 주엔 외교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선을 넘어 북한으로 갔다"는 이방카 보좌관의 발언을 전하며  "이방카 트럼프는 미국 방문단의 일원이자 대통령 가족의 일원이라는 독특하고 유례없는 방식으로 국제사회에 자신을 자리매김했다"고 보도했다.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지나달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에서 나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지나달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에서 나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청와대 만찬에 참석한 이방카의 행동도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이 기념촬영을 할 때 이방카 보좌관은 양국 정상과 김정숙 여사가 차례로 자리를 잡은 후 김 여사 옆에 섰다. 자리를 빼앗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 장관이 어색하게 뒤에서 서성인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야 이방카 보좌관은 자리를 내줬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동행하지 않은 이번 방문에서 장녀인 이방카가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대신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외교관의 임무까지 대신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백악관은 이방카 보좌관이 퍼스트 레이디가 아니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리셉션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노영민 비서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문 대통령, 트럼프 미 대통령, 김정숙 여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리셉션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노영민 비서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문 대통령, 트럼프 미 대통령, 김정숙 여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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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방카 보자관과 김정숙 여사 사이에서 어색한 표정으로 끼어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방카 보자관과 김정숙 여사 사이에서 어색한 표정으로 끼어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 마지막 일정이었던 오산 미군기지 연설에서 폼페이오와 함께 특별히 이방카를 호명하며 연단 위로 불러내 치하하는 장면도 또한 격에 맞지않다는 지적이다.

이방카 보좌관이 지난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장병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연합뉴스]

이방카 보좌관이 지난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장병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연합뉴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부무 동아태 차관보는 워싱턴 포스트(WP)에서 이방카 보좌관이 이렇게 주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미국이 일종의 입헌군주제 국가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며 "신뢰성 차원에서 문제가 커진다. 동맹 등 미국이 상대하는 이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만이 중요하다고 알려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존 커비 전 국무부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방카는 선출직도 아니고 어떠한 권한이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며 "그의 이와같은 행보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이"고 지적했다.
이방카 보좌관과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둘러싼 족벌정치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녀를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세계은행 총재에 임명하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때 이방카가 대선에 출마하면 아주 강력한 후보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방카 보좌관 부부가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신조 총리의 안내들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방카 보좌관 부부가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신조 총리의 안내들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방카 보좌관이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 아베신조 총리와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방카 보좌관이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 아베신조 총리와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A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부부가 지난해 최소 2880만 달러(약 341억원)에서 최대 1억3500여만 달러(약 1600억원)의 소득을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NBC은  "대통령의 딸은 백악관에서 무급으로 일하지만, 가업으로 수백만 달러를 벌고 있다"며 "그의 남편이자 급여를 받지 않는 동료 보좌관 쿠슈너는 부동산 소유로 수백만 달러를 계속 챙겼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6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당시 초대받지도 않은 이방카 보좌관 등 가족이 버킹엄 궁전 만찬에 참석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방카 보좌관이 지난달 3일 영국 런던 버킹검 궁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이방카 보좌관이 지난달 3일 영국 런던 버킹검 궁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위해 주최한 국빈만찬에 트럼프 대통령과 이방카 등 일가가 대거 참석해 트럼프 가족 행사를 방불케 했다.

오종택 기자

서소문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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