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인근 DMZ 초소를 방문했다.
과거 DMZ를 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1983년 11월), 빌 클린턴(1993년 7월), 조지 W. 부시(2002년 2월), 버락 오바마(2012년 3월) 전 대통령이다. 모두 첫 임기 때 DMZ를 다녀갔다. 트럼프는 이날 DMZ를 방문한 다섯 번째 미국 대통령이 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의 미 대통령의 DMZ 방문이다.
[서소문사진관]
레이건 전 대통령은 지난 1983년 11월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DMZ를 찾았다.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날 야전 잠바를 입고 경기도 파주 캠프 보니파스 북쪽의 오울렛 초소를 방문해 쌍안경으로 북측을 살펴봤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과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 1993년 7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한 지 4개월이 되는 시점에 DMZ를 방문했다. 클린턴은 당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당시 핵 개발에 착수한 북한을 향해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2월 DMZ를 방문했다. 한 달 전 취임 국정 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뒤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천안함 2주기를 하루 앞둔 2012년 3월 25일 DMZ를 찾았다. 그는 오울렛 초소에 10여 분간 머물렀다.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주로 북ㆍ미 관계 긴장국면에서 DMZ를 찾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친서를 주고받고 판문점에서 만나기 위해 가는 상황에서 DMZ를 방문한 것이 차이점이다. 또한 과거 미 대통령이 군복이나 잠바 차림이었다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양복을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은 이날 오찬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예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견에서 “김정은 만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45분쯤전용 차량 ‘비스트’에 탑승해 청와대에서 전용 헬기가 있는 용산 미군기지로 출발했다. 오후 1시 55분쯤 용산 미군기지에 도착, 전용 헬기 마린원에 장녀 이방카 보좌관과 함께 탑승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보다 조금 앞서 청와대에서 전용 헬기를 타고 DMZ로 떠났다.
공동기자회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많은 분노 있었지만 지금은 사이가 좋다”며 “영변 폐기는 하나의 단계이며 2년 반 전과 비교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15분 가량 오울렛 초소에 머문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이후 식당으로 이동 DMZ 근무 한미장병들을 만났다. 양국 정상은 이곳 DMZ 식당 내부 벽돌에 서명을 남긴 뒤 오후 3시 27분쯤 자리를 떠났다. 이후 정전선언 66년 만의 북미정상 간 만남을 위해 양국 정상은 판문점으로 이동했다.
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