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시장 취임 1년,전문가가 꼽은 시정 문제점 1순위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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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이 많은 비가 내린 26일 재해위험 지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부산시]

오거돈 부산시장이 많은 비가 내린 26일 재해위험 지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부산시]

민선 7기 오거돈 부산시장이 다음 달 1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취임 1년을 맞아 부산시민단체와 부산시가 잇따라 시정평가 결과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양측 평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시민단체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지만 부산시 자체 평가는 긍정적이다. 이 가운데 전문가와 시민운동단체 회원이 평가한 시정 문제점 1~3순위가 눈길을 끈다.

부산시민단체들, 취임1년 맞아 시정평가 #전문가와 시민단체 회원 설문조사해 발표 #청년일자리 정책,정무인사 의존은 ‘문제점’ #원전해체연구소 유치,부·울·경 상생 ‘긍정’

부산 시민 운동단체 연대와 지속 가능 공동체 포럼, 시민 대안정책연구소는 공동으로 취임 1년을 앞두고 지난 한 달간 전자메일 등으로 학계와 법조계·언론계 등 전문가 70명과 시민단체 회원 95명을 대상으로 시정평가 설문조사를 했다. 이어 그 결과를 분석해 25일 발표했다.

평가 결과 민선 7기 1년 동안 부산시정에 대한 언론과 시민단체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을 20개 문항으로 추출해 문제점 정도를 순위(1~3순위)로 매긴 결과가 눈길을 끈다. 이 조사에서 전문가는 시정 문제점으로 정무인사 의존 시정운영(20.0%), 시민과 소통 없는 공약추진(12.9%), 경쟁력 있는 경제·산업정책 부재(11.4%), 설득력 없는 청년 일자리 정책(10.0%)을 각각 높게 꼽았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25일 민락동 한 북카페에서 경청투어를 열고 청년들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있다. [사진 부산시]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25일 민락동 한 북카페에서 경청투어를 열고 청년들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있다. [사진 부산시]

또 시민단체 회원은 시정 문제점 1~3순위로 설득력 없는 청년 일자리 정책(22.1%), 정무인사 의존 시정운영(16.8%), 전문성 없는 산하 기관장 임명(12.6%)을 지적했다. 전문가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공통으로 청년 일자리 정책이나 시민 소통 없는 공약추진, 정무인사 의존 시정운영 등을 시정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이다.

시민참여 확대 등 시정과 관련 11개 항목 평가점수는 척도 평균 5.5점(10점 만점)보다 모두 낮게 나타났다. 부정적 평가가 많은 것이다. 다만 시민참여확대, 임기 동안 부산발전 성과 기대, 적절한 비전과 발전방향 제시 등은 척도 평균 점수에 가까워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다. 하지만 산업과 경제발전, 일자리 확대, 혁신적 시정 경영 등은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지난 20여년간 전국 최저 고용률 지속에 따른 위기감 등을 반영한 것으로 시민단체는 분석했다.

민선 7기 1년간 잘된 사업을 평가한 결과 전문가는 1순위로 부·울·경 남해안 상생협력과 국내 첫 원전해제연구소 부산유치(각 11.4%), 시민 공론화로 중앙버스전용차로(BRT) 공사재개 결정,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역량결집(각 10%) 등을 꼽았다. 같은 질문에서 시민단체 회원은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13.7%), 원전해체연구소 유치와 엑스포 국가 사업화 결정(각 10.5%) 등이라고 응답했다. 시민 단체는 “이전 민선 6기와 차별화된 시정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공약을 발표하는 오거돈 부산시장. [사진 부산시]

지난해 지방선거 때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공약을 발표하는 오거돈 부산시장. [사진 부산시]

부산시도 이날 자체적으로 주요 시정성과와 향후 과제를 발표했다. 2030 부산 월드 엑스포 유치 국가 사업화, 제대로 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추진, 부산을 통째로 바꾸기 위한 부산 대개조 추진, 부산구치소와 교도소 통합이전 확정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산시는 앞으로 맑은 물 확보, 항만 미세먼지 저감, 보육 친화 도시 조성,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과 현 김해공항 불편해소, 일자리 창출, 부산형 창업도시 조성 등을 10대 핵심과제로 정해 집중적으로 해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병진 부산시 기획관리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용률과 실업률 등 경제지표가 이전보다 호전되고 있다”면서 “부산 발전의 틀을 새롭게 마련하고, 시민을 시정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부산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지난 1년을 평가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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