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질 석방 돕겠다"|이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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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베이루트AFP·로이터=연합】이란이 4일 미국에 대해 레바논에 억류된 인질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하고 레바논의 한 시아파 회교지도자는 인질들의 신변보호를 촉구함으로써 이들 인질이 무사히 돌아올 희망이 높아졌다.
라프산자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회교도 주례기도회에서 인질위기에 관해 미국과의 대화를 시작하자고 제의하면서 미국이 이 문제에 보다 공정한 해결방안을 택한다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라프산자니 대통령은 인질석방과 레바논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있으며 무력이 아닌 대화를 통해 그 해결책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도회에서 『인질들을 석방시킬 합리적인 해결책이 있음을 백악관에 알린다』 고 말하고 『지각 있는 태도를 미국이 취한다면 이 지역 주민들이 평화롭게 우호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는데 우리는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라프산자니 대통령은 현재의 인질위기의 책임이 남부 레바논의 친이란 헤즈볼라 회교파 지도자 오베이드를 납치한 이스라엘에 전적으로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이스라엘에 압력을 넣어 오베이드를 석방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이 같은 라프산자니 대통령이 인질석방문제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라프산자니 대통령의 제의에 고무돼 있다면서 이를 십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석방실현 이상의 희망을 제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은 3일 미국인 인질 처형을 연기하는 대신 그를 헤즈볼라지도자 오베이드와 교환하자는 회교 과격단체의 제안에 『검토 해보겠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라빈 이스라엘 국방상도『인질교환 제의가 진정한 것이라면 전향적으로 검토해 볼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스나이 주 알제리 레바논 대사는 4일 부시 미대통령의 개인적 요청에 따라 알제리가 17명의 서방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레바논의 친이란계 납치단체들과 협상하기 위해 고위 정보장교 등으로 구성된 협상 팀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협상 팀은 레바논 내 모든 인질 특히 미국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단체들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루트의 소식통들은 알제리 협상 팀이 지난 3일 베이루트에 도착해 이미 납치단체들과 직접 대화에 들어갔으며 하스나이 대사 자신도 레바논의 친이란계 헤즈볼라 지도자들과 만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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