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안|대중국 섬유전초기지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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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충남서해안일대가 대중국무역 전초기지의 꿈에 부풀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남일대 기업인들은 지리적으로 가장 중국에 가까운 지역이라는 이점 외에도 충남지역 업체 30%이상을 차지하는 섬유업체들이 그동안 원면 등 원자재 구입난을 겪어왔으나 중국과 경제교류가 이뤄질 경우 이곳 일대를 섬유공업의 전초기지로 이용, 값싼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밖에 전구·합성수지 등 경공업 생활필수품과 소규모 기계제작공업이 대부분인 충남지방 기업인들은 이들 제품에 대한 중국 측의 수요가 엄청나다는데 대해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인들은 합작투자 등 한중간의 경제협력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정부측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교역진출실태=현재 10여 개 이상의 중소기업체가 중국에 현지합작회사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직원을 파견해 두고 있다. 또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의 산동성지회측과 관계가 있는 학교들을 통해 원자재수입 등을 물색하는가 하면 일부 업체는 이미 교역을 시작했다.
대전시 원내동에 있는 삼미견직의 경우 지난해 12월 10일 중국현지에 들어가 누에고치 등 생사수입에 대한 문제를 교섭, 타결단계에 있고 대전공단의 한미타올은 이미 한 컨테이너분의 타월을 수입했다.
대전시 용문동의 영화기계는 이 회사에서 생산되는 이발의자 3백여 개를 지난해 12월 초순 홍콩을 경유해 수출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중국에의 수출을 확대키로 했다.
합작투자는 대전시 대덕구 낭월리의 중원전구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산동성지방과 모색하고 있고 천안의 B금속도 현지 합작투자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담배인삼공사가 중국에 홍삼과 담배가공공장을 합작으로 설립하는 내용의 협상이 거의 성사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사 등 중국산 원자재가 일본 등 제3국을 경유하지 않고 직교역이 성립할 경우 상당한 원가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직교역 방식의 확대가 시급하다.
◇전망=현재 충남의 기업들은 중소기업이 대부분이어서 그 상담을 일부 충남지역의 화교들에게 전임하다시피 하고 있다.
따라서 북방외교의 붐에 휩쓸려 중국수출이 곧 떼돈을 벌 수 있는 것으로 착각, 충분한 사전조사도 없이 성급하게 화교에게만 맡길 경우 분규가 생기면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 특히 현재 중국 측은 정경분리의 원칙에 따라 홍콩을 경유한 삼각교역형태를 고집하고 있어 양국정부가 상거래의 공신력을 뒷받침해주기 전까지는 유관기관과의 신중한 사전협조가 필수적이다.
정부간 관계성립이 있기 전까지 교역결과의 전적인 책임을 기업인 스스로가 져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무역진흥공사는 도내 수출업체에 대한홍보용 책자를 만들어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등에 보내고 있고 홍콩과 마카오의 사무실을 이들 기업의 중국진출창구로 활용토록 하는 등 측면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대전상공회의소측도 지난해 9월 상공인들의 중국방문시 현지에서 충남기업의 수출상품을 소개하는 책자를 배포하는 등 중국현지에 도내업체들의 거점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공산권교역량은 모두 30억 달러였으며 이중 중국과 이뤄진 것이 70%정도라고 하지만 아직 충남기업이 이에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 충남지역기업들이 차지할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대전=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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