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이 일본에서 '짝퉁' 양반김을 발견한 것은 올 3월 일본 나고야에 있는 한 할인점이었다. 도쿄 지사 직원들이 시장조사를 위해 할인점을 둘러보다 자사에서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제품을 보게 됐다. 똑같은 크기에 포장지 겉면엔 선명하게 '양반김'이라고 적혀 있었다. 제조사는 하마오토메(橫乙女)사. 지난해 매출액이 189억 엔(약 1600억원)에 이르는 중견 식품회사다. 동원 측은 4월 이 회사에 공문을 보내 "상표 사용을 당장 중지하고 문제의 제품을 전량 회수.폐기하며 홈페이지에 3개월간 사과광고를 게재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를 거부했다. "일본인에게 한글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모양 표시에 불과하니 상표권 침해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다만 "분쟁을 원치 않으니 앞으로 포장 디자인은 변경하겠다"고 했다. 이에 동원 측은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적반하장' 자세"라며 펄쩍 뛰었다. 동원은 최근 이 회사에 최종 경고장을 보냈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원 양반김은 1986년부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일본 내 매출액이 45억원으로 한국산 조미김 중 가장 인기가 높았다.
김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