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 세계 에너지업계 '러시아 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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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는 일본의 NTT도코모(1998년, 184억 달러)와 이탈리아의 에넬(99년, 170억 달러) 에 이어 IPO 사상 3번째 규모다. 이로써 로즈네프트의 시가총액은 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현재 로즈네프트와 지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업체가 5~6개 정도라고 전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역시 에너지 블랙홀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이다.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는 약 30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사들이기로 하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CNPC는 이미 로즈네프트와 석유 및 가스 공급에 관한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체결했기 때문에 자본제휴가 성사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여기에 경쟁사인 중국 국영 시노펙이 로즈네프트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나섰다.

유럽 최대 석유업체인 영국의 BP도 지분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정부 산하 투자회사인 테마섹도 10억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FT는 보도했다. 이밖에 세계 18위의 에너지업체인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가 20억 달러 규모의 지분 인수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각국 에너지업체들은 그동안 푸틴 정부가 자원민족주의를 강화하면서 자원대국 러시아로의 진출이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로즈네프트의 IPO를 계기로 러시아에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즈네프트는 1년 전만 해도 러시아에서 5위 정도의 석유회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푸틴 대통령이 유코스를 해체하고 핵심사업을 로즈네프트에 넘겨주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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