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진 "비켜, 홍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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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최근 치른 아시안컵 2차 예선, 특히 베트남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경기를 풀어가는 원칙은 '선(先) 수비, 후(後) 역습'이다. 그렇다면 강팀은? 바로 선제골이 중요하다. 베트남전에서 한국은 전반 35분 이기형(성남)의 선제골이 터지기 전까지 고전했지만, 그 이후에는 술술 풀렸다.

1일 홍콩과의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 2차예선 1차전을 앞둔 한국 올림픽대표팀의 화두도 선제골이다. 한국보다 한수 아래인 홍콩은 수비수를 다섯명이나 두는 5-4-1 포메이션을 쓴다. 홈그라운드지만 한국을 꺾는 게 어렵다고 판단한 홍콩은 두터운 수비로 무승부를 이끌어낼 속셈이다.

홍콩의 밀집수비를 뚫고 승리의 물꼬를 트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조재진(광주)의 어깨는 무겁다. 3-4-3 포메이션의 올림픽팀에서 명색이 중앙공격수인데 올 초 남아프리카공화국 4개국 대회 남아공전에서 한골을 뽑아낸 뒤로는 잠잠하다. 그 사이 김동진.정조국.최태욱(이상 안양)이 오히려 두골씩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베트남전에서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데뷔골을 넣으면서 '골만 못 넣고 나머지는 다 잘 한다'는 평가를 잠재운 조재진은 이제 올림픽팀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홍콩전에는 공격라인의 최태욱-조재진-최성국 외에도 미드필드에 김두현(수원)-김동진-최원권(안양)-김정우(울산), 수비에 조성환-조병국(이상 수원)-박용호(안양), 골키퍼에 김영광(전남)이 선발 출장할 예정이다.

◇올림픽축구 아시아 예선 진행방식=16개 본선 참가국 중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은 세장. 1차 예선을 통과한 12개국과 1차 예선을 면제받은 12개국 등 24개국이 2차 예선을 벌여 12개국이 최종 예선에 나간다. 최종 예선(2004년 3~5월 중)에서는 4개팀씩 3개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벌여 각조 1위가 아테네행 티켓을 차지한다. 한국.중국.일본.이란.사우디아라비아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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